
평일 저녁 전북 정읍의 한 음식점에서 40대 남성이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응급상황이 발생했다. 식사 중이던 가족이 당황하며 가슴을 두드리자 식당 사장이 급히 도움을 요청했고, 이 소식을 들은 옆방의 손님들이 즉시 달려와 신속한 응급처치를 실시했다.
현장에 뛰어든 사람들은 다름 아닌 근무를 마치고 저녁 식사를 하던 정읍경찰서 상동지구대 소속 김철욱 경감과 오필근 순경이었다. 이들은 쓰러진 남성의 창백한 얼굴을 보자마자 상황의 심각성을 직감하고 즉각 행동에 나섰다.
두 경찰관은 환자를 바닥에 눕힌 후 혈액순환을 위해 벨트와 신발을 풀어내고 기도를 확보했다. 이어 전문적인 가슴압박을 시행한 결과, 불과 1분여 만에 환자가 의식을 되찾는 놀라운 결과를 얻었다. 이들은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8분간 환자와 지속적으로 대화하며 의식 유지를 도왔다.
김 경감은 과거 2년 전 배드민턴 동호회에서 동료가 쓰러졌을 때도 8분간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생명을 구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골든타임 4분의 중요성을 알고 있어 생각할 여유 없이 몸이 먼저 움직였다"며 "경찰관이 아니어도 누구나 그런 상황에서는 나섰을 것"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한편 충남 천안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했다. 지난 6일 오후 4시경 천안시 목천읍을 운행하던 400번 버스에서 70대 승객이 갑자기 쓰러지자, 운전기사 최수일씨가 즉시 차량을 정차하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승객의 목숨을 구했다. 최씨는 구급대 도착까지 지속적으로 환자의 맥박과 호흡을 확인하며 응급처치를 이어갔고, 승객은 병원 이송 중 의식을 회복했다.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심정지에서 회복된 환자 10명 중 7명이 주변 시민들의 초기 대응이 결정적 역할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생명을 구하는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이 알려지면서 올해 대전에서만 7만 8천여 명이 관련 교육에 참여하는 등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응급의학 전문가들은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1분 이내 심폐소생술 시행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소방당국은 119 신고 시 음성과 영상통화로 심폐소생술 방법을 실시간 안내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어, 위급상황에서 누구나 생명을 구하는 영웅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