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최대 규모의 콘텐츠 비즈니스 허브인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이 20일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막을 올렸다. 올해 20주년을 맞이한 이번 행사는 23일까지 나흘간 진행되며, 전 세계 52개국에서 1000여 개 기업과 2700여 명의 업계 관계자들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1998년 부산국제영화제의 부산 프로모션 플랜에서 출발해 2006년 독립적인 마켓으로 분리된 ACFM은 지난 20년간 공동제작, 판매 마켓, 스토리마켓 영역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왔다. 특히 2024년 기준 해외 참가자 비율이 57%를 초과하면서 진정한 글로벌 마켓으로 발돋움했으며, 이번 행사 총 방문객 수는 3만 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올해 행사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규 프로그램은 '이노아시아(InnoAsia)'다. 첨단 기술과 스토리텔링의 결합을 선보이는 이 공간에는 구글클라우드, 아마존웹서비스, 오픈AI, 미드저니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드리미나 AI, 클링, 픽스버스, 무가피 등 아시아 혁신 기업들이 대거 참여한다. 전시 부스와 함께 이노스테이지·라운지, 콘퍼런스, 부트캠프 시리즈, 스타트업 투자 이벤트, WIP 쇼케이스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기술과 창작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를 제시한다.
아시아 협력과 리더십 강화를 위한 새로운 이니셔티브 'The A'도 주목할 만하다. 'The A 리포트'를 통해 아시아 17개국의 콘텐츠 산업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해 공유하며, 'The A 서밋'에서는 각국의 정책결정자와 업계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속가능한 발전 전략과 협력 모델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공동제작 지원 시스템도 전면 확대됐다. 1998년 출발한 아시아프로젝트마켓(APM)은 올해 역대 최다 지원작 수를 기록하며 아시아 최대 공동제작 플랫폼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2024년 신설된 프로듀서허브는 캐나다를 올해의 국가로 선정해 영어권과 아시아 간 교류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다큐멘터리 공동제작 활성화를 위한 '독스퀘어(Doc Square)'가 새롭게 도입됐으며, 태국 하이라이프 후원으로 출범한 ACF 공동제작지원펀드를 통한 제작비 지원도 신설해 전방위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했다.
참가 규모 역시 크게 확대됐다. 중국의 본격적 복귀와 함께 중동, 중남미 등 신규 지역 참여가 두드러지면서 31개국 289개 기관·업체가 전시부스에 참여하고 있다. 총 16개국 국가관과 유럽영화진흥기구(EFP) 엄브렐러 부스도 함께한다. 온라인 마켓스크리닝에는 18개국 51개사 179작품이 제공돼 작년 대비 상당한 증가세를 보였다.
산업 이벤트 프로그램도 대폭 늘어났다. 콘퍼런스, 시연회, 네트워킹 등 7개 메인 프로그램과 파트너 세션을 포함해 총 87개의 프로그램이 준비됐는데, 이는 작년 39개의 두 배가 넘는 역대급 규모다. 특히 윈스턴 베이커와 공동 개최하는 엔터테인먼트 파이낸스 포럼에는 세계 주요 투자자들이 참여해 글로벌 자본과의 연계 강화에 나선다.
ACFM은 완성작 거래 중심에서 IP 확보와 제작 투자 중심으로 이동하는 업계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왔다. 기획 단계부터 공동제작자나 투자자로 참여하는 바이어 증가와 IP 선점 경쟁 심화에 맞춰 프로젝트 마켓, 공동제작 플랫폼, 판매 마켓, 스토리 마켓을 넘어 혁신 기술과 콘텐츠가 융합하는 새로운 장을 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