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심한 메마름을 겪어온 강원 강릉 지역에 지난 주말 그야말로 황금 같은 비가 쏟아졌다. 12일 금요일부터 13일 토요일까지 이틀간 내린 강수량은 사천면과 연곡면에서 131.5㎜를 기록했으며, 이는 올해 9월 11일까지 강릉에 내린 총 강수량 417.2㎜의 31.5%에 해당하는 상당한 양이었다.
지역 내 20개 관측 지점 중 7곳에서 누적 강수량이 100㎜를 초과했으며, 강릉의 대표 기상관측소가 위치한 용강동에도 112.3㎜의 풍부한 비가 내렸다. 특히 오봉저수지 유역인 왕산면에도 80㎜ 이상의 강수를 기록해 저수지 저수율 향상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었다. 이로 인해 11개월 만에 호우특보가 발령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번 강수의 가장 큰 성과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 회복이다. 농촌용수종합정보시스템 기준으로 12일 11.6%였던 저수율이 13일 11.8%, 14일 15.6%로 이틀 사이에 4.0%포인트 상승했다. 7월 23일부터 지속된 하락세가 52일 만에 반전된 것이다. 15일 오전 7시 현재 저수율은 16.3%까지 올라갔으며, 빗물이 계속 유입되면서 추가 상승이 기대된다.
저수량 측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변화가 나타났다. 강수 직전인 12일 약 166만 톤이었던 저수량이 14일에는 223만 톤으로 증가해 단순 계산으로 57만 톤가량의 물이 추가 확보됐다. 강릉의 일일 물 사용량이 약 8만 톤임을 감안하면 대략 일주일간 사용 가능한 용수가 추가된 셈이다.
하지만 완전한 해갈까지는 여전히 험난한 길이 남아있다. 이번 강수를 포함한 최근 6개월간 영동 지역의 누적 강수량은 512.5㎜로 평년값 982.0㎜의 52.5% 수준에 그치고 있다. 기상학적 가뭄 해소를 위해서는 469.5㎜의 추가 강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행히 이번 주 중반에 한 차례 더 반가운 소식이 있을 예정이다. 16일 화요일 늦은 시간부터 비구름이 유입되어 17일 수요일 오전에는 전국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원 중부동해안 지역에는 5~20㎜의 강수가 예상되며, 주로 17일 오후 시간대에 시간당 1~3㎜의 약한 비가 18일 목요일 아침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다음 주 중반까지 영동 지역에 대한 추가 강수 예보가 없어 근본적인 가뭄 탈출에는 상당한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강원 영동에 강수 가능성은 있지만 양이 충분하지 않아 가뭄 완전 해소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