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순애 명예교수, 최초 한글 성서본 등 고문헌 324점 국립중앙도서관 기증

2025.09.18
강순애 명예교수, 최초 한글 성서본 등 고문헌 324점 국립중앙도서관 기증

문헌정보학 전문가인 강순애 한성대 명예교수가 평생에 걸쳐 수집한 귀중한 고문헌들이 국립중앙도서관에 영구 보존되게 됐다. 도서관 측은 강 교수로부터 희귀 기독교 문헌을 포함한 고문헌과 문서, 목활자, 인쇄 관련 도구 등 총 324점을 기증받았다고 18일 발표했다.

기증품 중에서도 특별한 가치를 지니는 것은 '예수셩교 요안내복음전서'이다. 이 문헌은 1882년 중국 선양의 문광서원에서 발행된 것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번역 기독교 경전으로 인정받고 있다. 스코틀랜드 출신 선교사 존 로스와 존 매킨타이어가 조선인 협력자 이응찬, 백홍준, 서상륜과 공동으로 번역 작업을 진행했으며, 현재 국내에서는 매우 드문 자료로 평가된다.

서지학 연구자인 강 교수는 국립중앙도서관과 국회도서관에서의 사서 경력을 바탕으로 대학에서 문헌정보학을 가르치며 지속적으로 고문헌 발굴과 학술 연구에 매진해왔다. 이번 기증에는 '누가복음'과 '주교요지' 같은 희귀 종교 고문헌 외에도 조선 말기에 활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목활자 1천382자와 서적 표지 장식용 능화판 등이 함께 포함되어 있다.

강 교수는 기증 배경에 대해 "오랫동안 수집해온 고문헌들을 학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결정이라고 판단했다"며 "향후 이용자로서 제가 모은 자료들을 다시 접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고 뜻깊다"고 심경을 표현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이번에 기증받은 자료들로 '강순애 문고'를 새롭게 구성했으며, 22일 오전 11시 본관 5층 고문헌실에서 공식 기증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일반인들은 다음 달부터 해당 문고의 자료들을 직접 열람할 수 있게 된다. 도서관 관계자는 "적절한 보존 처리와 디지털화 작업을 통해 더 많은 국민들이 이러한 귀중한 문화유산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