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체중이 저체중보다 사망위험 낮다는 연구 나와…기존 통념과 상반된 결과

2025.09.17
과체중이 저체중보다 사망위험 낮다는 연구 나와…기존 통념과 상반된 결과

덴마크에서 실시된 대규모 연구에서 적당한 과체중이 마른 체형보다 조기 사망 위험이 낮다는 흥미로운 결과가 발표되어 주목받고 있다.

오르후스대학병원과 스테노 당뇨병센터 공동연구진은 덴마크 성인 85,761명을 대상으로 한 장기 추적조사를 통해 체질량지수와 사망률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연구 참여자들의 평균 연령은 66.4세였으며, 여성이 81.4%를 차지했다.

5년간의 추적관찰 기간 동안 7,555명이 사망한 가운데, 연구진이 BMI 구간별 사망위험도를 비교 분석한 결과 기존 상식과는 다른 패턴이 드러났다. 정상체중 상단(BMI 22.5~25)을 기준으로 했을 때, 저체중 그룹(BMI 18.5 미만)의 사망위험은 2.73배나 높았던 반면, 과체중 범위(BMI 25~30)와 경도비만(BMI 30~35)에서는 사망률 증가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정상체중 범위 내에서도 하위구간에 속하는 사람들의 사망위험이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 눈에 띈다. BMI 18.5~20 구간은 기준 그룹 대비 사망위험이 2배, BMI 20~22.5 구간은 27%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BMI 35~40 구간에서는 23% 증가에 그쳤고, 고도비만(BMI 40 이상)에서만 2.1배의 높은 위험도를 보였다.

연구책임자인 시그리드 비에르게 그립스홀트 박사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역인과관계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즉, 기저질환으로 인한 체중감소가 저체중과 높은 사망률을 동시에 야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높은 BMI에도 불구하고 장수하는 개인들이 특별한 보호인자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도 언급했다.

옌스 멜드가르 브룬 교수는 지방의 분포 위치가 핵심 변수라고 강조했다. 동일한 BMI라 하더라도 복부에 집중된 내장지방은 당뇨병과 고혈압 등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반면, 허벅지와 엉덩이 부위의 지방은 상대적으로 안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의학계에서 논란이 되어온 '뚱뚱하지만 건강한' 현상이 실제로 존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저체중이 영양결핍, 면역력 약화, 필수영양소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균형잡힌 식단을 통한 적절한 영양섭취와 체력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체중계 수치에 매달리기보다는 지방분포와 동반질환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개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복부비만 관리를 위해서는 규칙적인 유산소운동과 근력훈련, 가공식품 섭취 제한, 채소와 통곡물 위주의 식단이 도움된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된 유럽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