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노동조합이 19일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결렬에 따른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아 파업을 가결했다. 전체 조합원 2만5천798명 중 86.6%인 2만2천335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총원 기준 79.5%의 찬성률을 기록했다.

각 지회별 찬성 비율을 살펴보면 판매지회 86.4%, 정비지회 84.9%, 화성지회 82.5%, 휴무자 81%, 소하지회 77%, 광주지회 72.1%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 투표 참여자 중에서는 2만519명이 찬성표를 던져 91.9%의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이번 가결로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서 교섭 중지 판정이 나올 경우 합법적인 쟁의 권한을 갖게 된다. 하지만 투표 결과가 즉시 파업 실행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중노위 절차와 함께 노사 간 실무 논의도 병행될 예정이며, 최종 파업 실행 여부는 22일 오후 1시30분 개최되는 쟁의대책위원회에서 결정된다.

노조는 월 기본급 14만1천300원 인상, 전년도 영업이익 30%(약 3조8천억원 규모) 성과급 지급, 정년 64세 연장, 주 4일 근무제 도입 등을 핵심 요구사항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는 현대차 노조보다 더 높은 수준의 요구안으로 평가된다.

노조는 성명을 통해 "압도적 찬성률로 조합원들의 분노와 결집된 의지가 드러난 만큼, 말로 해결되지 않으면 투쟁으로 해결하겠다"면서도 "합리적 대안이 제시되면 언제든 협상을 완료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기아는 2020년부터 작년까지 4년간 무분규 협상을 유지해왔으나, 올해는 5년 만에 파업 위기에 직면했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부분 파업을 거쳐 지난 15일 성과금 450%+1천580만원, 주식 30주, 재래시장상품권 20만원 등이 포함된 임단협안을 52.9% 찬성으로 통과시켜 협상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