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계 거장들의 '교류 기록' 한자리에...영인문학관 방명록 특별전

2025.09.14
문예계 거장들의 교류 기록 한자리에...영인문학관 방명록 특별전

서울 종로구 영인문학관에서 문인과 예술가들의 만남을 기록한 방명록을 중심으로 한 특별 전시가 개막한다. '만남의 이정표-방명록전'이라는 제목으로 19일부터 10월 31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단순한 방문 기록을 넘어 예술적 가치를 지닌 문화유산으로서 방명록의 의미를 재조명한다.

문학관이 보존해온 1958년부터 현재까지의 다양한 방명록 자료가 공개된다. 특히 고인이 된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과 관련된 귀중한 기록들이 주목을 끈다. 1958년 그의 혼례식 방명록을 비롯해 1960년 저서 '지성의 오솔길' 출간 기념행사에서 작성된 방명록, 1969년 이광수 관련 전시회 당시의 기록 등이 전시된다. 또한 오상원의 1959년 '백지의 기록' 출간 기념회 방명록도 함께 선보인다.

방명록에 담긴 예술인들의 흔적은 그 자체로 작품성을 갖는다. 2004년 화가 김점선이 그린 웃는 말 그림, 2010년 소설가 김주영이 남긴 "처음으로 하늘을 만난 어린 새처럼"이라는 문구, 2015년 시인 정현종의 "봄날은 간다"라는 간결한 표현 등은 각자의 예술 세계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는 서예가 오세창의 10폭 병풍 작품도 최초로 일반에 공개된다. 전시와 연계해 문학 강연회도 마련된다. 강인숙 영인문학관장이 '인연의 징검다리'를 주제로 9월 27일 첫 강연을 시작하며, 소설가 강석경의 '깨달아 가는 삶'(10월 18일), 소설가 최윤의 '아름다움의 환희'(10월 25일) 순으로 이어진다.

불문학자이자 소설가인 최윤의 창작 공간을 재현한 '작가의 방'도 특별히 조성됐다. 문학관 관계자는 "방명록은 작가와 예술가들이 시대를 건너며 남긴 언어의 다리"라며 "개인적 친분과 깊은 우정이 함축된 이름들을 통해 당시 문예계의 교류 양상을 파악할 수 있는 소중한 사료"라고 설명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