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유럽 최대 규모의 피부과 학술행사인 '유럽피부과학회 2025'에서 셀트리온이 천식 및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치료제 옴리클로의 본격 출시 의지를 공개했다. 17일부터 20일까지 열린 이번 대회에는 전 세계 120여 개국에서 1만 6천명 이상의 의료진이 참석했으며,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로서는 독보적으로 단독 전시 공간을 마련해 주목받았다.
셀트리온의 91제곱미터 규모 전시장에는 "최초 오말리주맙 바이오시밀러 옴리클로를 이제 활용 가능합니다"라는 문구가 대형 모니터를 통해 소개됐다. 옴리클로는 노바티스의 졸레어를 모방한 바이오시밀러로, 유럽과 미국에서 최초 승인을 획득하며 선발주자 위치를 확보한 상태다.
현장을 찾은 영국 의료진은 "이미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 약물인 유플라이마를 환자 치료에 사용한 경험이 있다"면서 "오말리주맙 제품을 언제부터 우리 의료기관에서 사용할 수 있는지" 문의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면역글로불린E 항체로 인한 알레르기 반응을 조절하는 오리지널 의약품 졸레어는 2003년 FDA 승인 이후 지속적으로 치료 영역을 넓혀왔다. 작년 전 세계 매출이 약 6조 5천억원에 달하는 이 약물의 유럽 특허가 지난 8일 종료되면서, 옴리클로의 시장 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
하태훈 셀트리온 유럽본부장은 "옴리클로가 선도적 위치에서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는 만큼 더욱 폭넓은 환자층에게 치료 혜택을 전달하겠다"며 "당사의 연구개발 전문성과 직접 판매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시장 내 위상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살림 벤칼리파 셀트리온 프랑스법인 메디컬디렉터는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약물의 단순한 대안이 아닌, 의료 경제적 부담을 해소하고 환자들의 치료 기회를 확대하는 사회적 역할을 수행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증 천식 환자는 전체 천식 환자의 5%에 불과하지만 관련 의료비는 50% 이상을 차지한다"며 "바이오시밀러 도입으로 약가 부담이 줄어들어 의료 재정 절약 효과가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회 기간 중 열린 전문가 심포지엄에서는 독일 베를린 샤리테 의대의 마틴 메츠 교수와 스페인 바르셀로나 자치대의 페르난도 데 모라 교수가 바이오시밀러의 활용 가치에 대해 발표했다. 메츠 교수는 "바이오시밀러는 복합적인 항체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오리지널과 동일한 치료 효과를 나타낸다"며 "오말리주맙 바이오시밀러의 등장으로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치료에 새로운 선택지가 제공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데 모라 교수는 셀트리온의 첫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의 업계 기여도를 높이 샀다. 그는 "단백질 구조의 복잡성으로 인해 항체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있었으나, 셀트리온이 그 가능성을 실증했다"며 "이후 70개 이상의 항체 바이오시밀러가 개발되는 전환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규제 환경 변화에 대해서도 긍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데 모라 교수는 "20년 이상의 축적된 경험을 통해 오리지널과 바이오시밀러 간의 효능 및 안전성 동등성이 반복적으로 확인됐다"며 "유럽의약품청은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임상시험 요구사항을 완화하고 실험실 분석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노르웨이를 시작으로 올해 내 유럽 각국에 옴리클로를 순차 출시할 계획이며, 유럽 전체 해당 환자의 절반 이상이 자사 제품을 사용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건선 치료제 세쿠키누맙의 바이오시밀러인 CT-P55의 임상 1상 결과도 이번 학회에서 처음 공개하며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