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엔 집 대신 여행지"…달라진 명절 풍속도, 3세대 여행 '대세'

2025.09.22
"올 추석엔 집 대신 여행지"…달라진 명절 풍속도, 3세대 여행 대세

최장 10일에 달하는 올해 추석 황금연휴를 맞아 전통적인 명절 모습이 급격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조상 제사와 성묘를 지내던 과거와 달리, 할머니·할아버지부터 손자·손녀까지 함께하는 '3세대 동반 여행'이 새로운 추석 문화로 정착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숙박 예약 플랫폼 호텔스닷컴이 22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추석 휴가철 여행 예약의 약 60%가 가족 단위 및 단체 관광으로 확인됐다. 이는 평상시 비율인 35%보다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로, 명절 기간 가족 결속의 중요성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으나 그 장소가 집안에서 관광지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동일 기간 연인 여행은 35%, 단독 여행은 5% 비중을 차지했다.

연휴 초반 예약자들은 장기간의 휴가 기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원거리 목적지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9월에 들어서면서 근거리와 국내 관광지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이는 연휴가 임박할수록 간단한 항공편이나 자동차로 접근 가능한 목적지가 여러 세대를 아우르는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 추석 직전 해외 관광지 검색 동향을 살펴보면 일본이 압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8월 중순(12일~25일)과 9월 중순(2일~15일) 검색량을 비교 분석한 결과, 후쿠오카는 60%, 구마모토는 3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베트남의 호이안 지역도 50% 상승했으며, 홍콩(35%)과 타이베이(15%) 역시 꾸준한 상승 추세를 나타냈다. 국내에서는 서울이 100%로 가장 큰 폭의 증가를 보였고, 경상도와 부산이 각각 75%, 강원도가 40%의 검색량 증가를 보였다.

인기 관광지들의 공통점은 다양한 연령대가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복합적인 매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규슈 지역의 중심 도시인 구마모토는 역사적 문화재와 가족 친화적 요소를 균형 있게 제공하는 곳이다. 특히 구로카와 온천에서의 힐링과 지역 캐릭터 '구마몬'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은 유아부터 고령층까지 모든 세대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한다.

베트남 호이안 또한 온화한 기후 조건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그리고 고급 리조트 시설이 조화를 이루어 폭넓은 연령층의 관심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가을 단풍 경관과 온천 시설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강원 지역, 그리고 바다 경관과 현대적 리조트 인프라가 결합된 부산이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 속에서 제주도는 예상과 달리 주요 추천 목적지에서 제외되는 아이러니를 보이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9월 21일까지 제주 방문객 수는 984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했다. 외국인 방문객이 167만 명으로 16.3% 증가한 반면, 내국인은 816만 명으로 6.5% 줄어들어 대조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제주도가 여전히 젊은층 중심의 단기 체류 패턴에 머물러 있어 고령층까지 포함하는 다세대 여행에 적합한 인프라와 프로그램이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추석이 단순한 휴가가 아닌 가족 중심의 체류형 여행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며 "특정 연령층이 아닌 고령자까지 고려한 숙박 시설과 체험 프로그램이 선택의 핵심 기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