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 서민음식인 라멘을 매주 3번 이상 섭취할 경우 사망 위험이 현저히 높아진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야마가타대학과 요네자와영양대학 공동연구진은 지난달 '영양, 건강 및 노화 저널'에 게재한 논문에서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고 일본 교도통신과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 연구진은 2009년부터 2023년까지 진행된 '야마가타 코호트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40세 이상 성인 남녀 6725명의 건강검진 데이터를 분석했다.

야마가타현은 일본 내에서 라멘 소비량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여름철에도 즐길 수 있는 차가운 라멘으로 유명한 곳이다. 연구진은 조사 대상자들을 라멘 섭취 빈도에 따라 월 1회 미만, 월 1-3회, 주 1-2회, 주 3회 이상 등 4개 집단으로 구분했다.

분석 결과, 주 3회 이상 라멘을 섭취하는 집단의 사망 위험도가 주 1-2회 섭취 집단에 비해 1.52배 높게 나타났다. 흥미롭게도 월 1회도 채 먹지 않는 집단의 사망 위험도 1.43배로 높았으며, 주 1-2회 섭취 집단에서 가장 낮은 사망률을 보였다.

연구진은 "통계적으로 완전히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예 라멘을 먹지 않는 사람들의 경우 고혈압이나 당뇨 등 기존 질환으로 인해 의료진의 권고를 받은 상황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라멘 섭취 방식과 생활패턴의 영향이다. 국물을 절반 이상 마시는 사람들에게서 사망 위험이 더욱 높아졌으며, 주 3회 이상 라멘을 먹으면서 음주까지 빈번한 경우 사망 위험이 주 1-2회 섭취 집단 대비 2.7배까지 치솟았다.

일본산 라멘 한 그릇의 나트륨 함량은 약 7.7g으로, 일본 후생노동성이 권장하는 일일 나트륨 섭취량(남성 7.5g, 여성 6.5g)을 한 끼로 초과하는 수준이다. 이는 국내 즉석라면보다 2-3배 높은 수치다. 반면 소바는 6.3g, 우동은 7.0g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연구진은 "라멘을 자주 섭취하는 사람들이 평소 나트륨을 과도하게 섭취하며 흡연과 음주를 병행하는 생활습관을 가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복합적 요인들이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질환, 뇌졸중, 위암 등의 발병 위험을 높여 궁극적으로 사망률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요네자와영양대학의 스즈키 미호 강사는 "라멘을 즐기되 국물 섭취를 억제하고 채소를 첨가해 영양균형을 도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야마가타대 의대 이마다 쓰네오 교수는 "라멘 자체가 해로운 식품은 아니며, 주 1-2회 정도 섭취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가장 낮은 사망 위험을 나타냈다"며 "일본인의 식문화에 뿌리내린 음식인 만큼 섭취 빈도와 방식에 주의를 기울여 즐길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