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자 "공식 문헌 근거한 고증"...폭군의 셰프 역사논란 직접 해명

2025.09.20
원작자 "공식 문헌 근거한 고증"...폭군의 셰프 역사논란 직접 해명

tvN 인기 드라마 '폭군의 셰프'를 둘러싼 역사적 고증 논란에 대해 원작 웹소설 작가 박국재가 직접 해명에 나섰다. 연희군과 명 황실 사절이 동일한 높이에서 마주앉고, 왕이 사절에게 먼저 예를 표하는 장면이 방영되면서 일부 시청자들로부터 역사적 정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논란의 발단은 극 중 연희군 역의 이채민이 명나라 외교관과 나란히 앉아 경기를 관람하고, 왕이 외국 사절에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건네는 모습이 전파를 탔기 때문이다. 관련 장면을 본 시청자들은 "조선왕조실록 기록에 따르면 외국 사절은 왕 앞에서 무릎을 꿇어야 하는 것 아니냐", "세종실록에는 왕좌와 사신 자리가 명확히 구분돼 있다"며 역사적 사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박 작가는 지난 1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1474년 발간된 조선의 국가 공인 예법 지침서 '국조오례의'를 증거자료로 제시했다. 그는 해당 문헌의 빈례 부분에 명시된 '조정 사절 접대 방식'을 인용하며 "외국 사절을 맞이하는 연회는 그들이 머물던 태평관에서 열렸고, 사절석은 동편 벽면에, 임금의 자리는 서편 벽면에 배치하도록 규정돼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군주와 사절이 동일 수준에서 서로 바라보며 앉는 배석이 원칙"이라며 "유교 예법 체계에서 방위는 서열을 나타내는데, 동방이 서방보다 상위에 해당하므로 실제로는 사절석이 더 높은 격"이라고 설명했다. 조정에서도 지위가 높은 좌의정이 동쪽에, 낮은 우의정이 서쪽에 자리했던 관례를 예로 들었다.

왕이 사절에게 먼저 예를 표하는 장면에 관해서도 "문헌을 자세히 살펴보면 군주가 사절에게 먼저 읍례를 행하고, 사절이 이에 화답하는 순서로 진행된다"며 "명 황실의 사절은 천자의 대변인 역할이므로 의전 서열상 조선 군주를 앞선다"고 해석했다.

박 작가는 이러한 의전이 "국가 역량이나 자주성과는 별개의 문제"라며 "당대 국제적 외교 관습이나 현재의 국가 간 공식 행사 절차와 같은 성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조오례의'는 작품 배경 시점에서 겨우 30년 앞서 편찬된 국가 공식 예법서로, 당시에는 기록된 내용 그대로 실행됐을 개연성이 크다"며 "따라서 사절 연회 장면은 공식 사료에 바탕을 둔 정확한 고증"이라고 재차 강변했다.

한편 임윤아와 이채민이 주연한 '폭군의 셰프'는 현대의 요리사가 조선시대로 시간여행을 떠나 절대미각을 지닌 폭군과 만나는 판타지 로맨스로, 지난달 23일 첫 방송 이후 최고 시청률 15.4%를 돌파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넷플릭스를 통한 글로벌 공개로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