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차 운전으로 1시간 넘게 출근하는 직장인, 외로움 위험 급증

2025.09.24
자차 운전으로 1시간 넘게 출근하는 직장인, 외로움 위험 급증

서울 지역 근로자들의 긴 출퇴근 소요시간이 정신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개인 차량을 이용해 1시간 이상 이동하는 경우 고립감 위험성이 현저히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북삼성병원 성균관의대 직업환경의학과 최백용 교수 연구진은 지난해 서울시 거주 근로자 2만4278명을 대상으로 이동시간과 고립감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이번 분석에는 '서울서베이 2023' 자료가 활용됐으며, 가족관계 및 타인관계에서 경험하는 고립감을 각각 측정했다.

연구진은 편도 이동시간을 기준으로 30분 이하, 31~60분, 60분 초과 등 세 집단으로 구분해 비교분석을 실시했다. 분석 결과, 30분 이하 집단 대비 60분 초과 집단에서 가족관계 고립감 발생 위험이 49% 증가했으며, 타인관계에서는 36% 높은 수치를 보였다.

주목할 점은 교통수단에 따른 차이였다. 60분 초과 집단 내에서 개인 차량 이용자들은 고립감이 뚜렷하게 증가한 반면, 대중교통·도보·자전거 이용자들의 경우 통계적으로 유의한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이는 장거리 이동 자체보다 혼자 운전하는 환경이 고립감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시사한다.

고립감은 단순한 감정적 문제를 넘어 우울증, 치매, 뇌심혈관질환 등 다양한 질병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OECD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평균 통근소요시간은 58분으로 회원국 평균 28분의 2배 수준에 달한다.

최백용 교수는 "이번 조사는 이동시간이 생활 품질을 넘어 정신건강과 사회적 고립에도 직접적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입증한 결과"라며 "출퇴근 소요시간 단축을 위한 정책적 대안 마련과 함께 근로자의 사회적 참여 활성화를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Transport & Health'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