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전지현이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북극성'에서 선보인 특정 발언으로 중화권에서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로 인한 상업적 파급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유엔대사 출신 대통령 후보 역할을 맡은 전지현은 작품 내에서 "중국은 어째서 전쟁을 좋아할까요. 핵무기가 인접 지역에 투하될 위험도 있는데"라며 언급했다.
해당 장면이 중국어 번역과 함께 온라인상에 널리 퍼지면서 현지 이용자들 사이에서 강력한 거부감이 조성되었다. 중국 네티즌들은 "우리나라를 조롱했다"며 분개하고 있으며, "중국은 평화를 지향한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해당 표현이 현실을 왜곡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논란은 작품의 다른 요소들로까지 번졌다. 극중 랴오닝성 다롄으로 묘사된 장면이 실제로는 홍콩의 낙후된 지역에서 촬영되었다는 점, 별 다섯 개가 새겨진 카펫을 인물들이 밟는 장면 등이 의도적인 비하로 해석되고 있다. 또한 악역 인물이 중국어를 구사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부정적 선입견을 강화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전지현과 계약을 맺은 여러 글로벌 기업들이 대응에 나섰다. 루이뷔통, 라 메르, 피아제 등 명품 브랜드들이 중국 내 플랫폼에서 전지현 관련 홍보물을 제거하거나 노출을 중단하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파악된다. 웨이보에서는 '전지현 광고 손실 2억 위안 돌파'라는 키워드가 실시간 검색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영국 BBC는 이번 사태를 상세히 다루며, 중국 소비자들의 '보복성 구매 거부' 경향이 다국적 기업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2016년 사드 배치 이후 지속되어온 한류 제재 조치인 한한령의 해제 움직임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전지현을 모델로 기용한 국내 애슬레져 브랜드 안다르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이는 안다르가 중화권 시장에 진출하지 않아 해당 논란의 직접적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안다르는 싱가포르, 호주, 일본, 미국 등에서만 해외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일부 언론이 중국 의류 기업과의 광고 촬영이 이번 논란으로 인해 무산되었다고 보도하자, 전지현 소속사 피치컴퍼니는 즉각 해명에 나섰다. 소속사 측은 "예정되었던 촬영 일정 변경은 작품 공개 이전에 현지 상황으로 인해 결정된 사안"이라며 "북극성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흥미로운 점은 문제가 된 작품이 중국에서 정식 서비스되지 않는 플랫폼에서 방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디즈니플러스나 넷플릭스는 중국에서 공식 운영되지 않아, 현지 이용자들이 우회 접속이나 불법 경로를 통해 시청하면서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지현은 2014년 '별에서 온 그대'로 중화권에서 폭발적 인기를 얻었던 만큼, 이번 사태가 그의 아시아 전역에서의 활동에 미칠 장기적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