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홍성원, 공연서 "암탉 울면 집안 망해" 발언 논란 후 사과

2025.09.23
뮤지컬 배우 홍성원, 공연서 "암탉 울면 집안 망해" 발언 논란 후 사과

뮤지컬 배우 홍성원이 공연 도중 여성 비하성 언급으로 논란이 되자 공개적으로 고개를 숙였다.

홍성원은 22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뮤지컬 '번 더 위치' 프리쇼에서 저의 부적절한 언급으로 불쾌감을 드린 것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관객분들과 함께하는 동료들께 실망감을 안겨드린 것에 대한 책임을 무겁게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제 말과 행동에 더욱 조심스럽게 임하겠다"며 재차 사과의 뜻을 전했다.

지난 20일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린 '번 더 위치' 프리쇼 공연에서 홍성원은 한 관객을 지목하며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옛말이 있는데, 암탉 연기를 해달라"고 요청해 물의를 빚었다.

해당 속담은 전통적으로 '남편의 역할을 못하면 가정이 망한다'는 의미로 사용되었으나, 현재는 여성을 폄하하고 차별하는 표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15년 여성가족부가 실시한 성평등 관련 국민 의견 수렴에서도 양성평등을 해치는 속담으로 지적받은 바 있다.

특히 문제가 된 '번 더 위치'는 마녀사냥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여성 캐릭터들이 주요 역할을 담당하며, 관객층도 여성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홍성원의 발언이 작품의 메시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공연을 관람했다는 한 관객은 온라인에 "공연을 더욱 재미있게 즐기고 싶은 분이 있냐고 물으면서 1열 관객을 지목해 역할을 부여했다"며 "그런데 갑자기 암탉 관련 속담을 언급하며 암탉 연기를 시키더라"고 전했다. 이 관객은 "처음엔 귀를 의심했고, 공연 내용과 연관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끝까지 봐도 그런 발언이 필요했는지 납득이 안 됐다"고 덧붙였다.

온라인상에서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화형을 당한 마녀사냥을 다룬 극에서 성차별적 애드리브를 하다니" "요즘 시대에도 그런 말을 농담으로 하는 사람이 있나"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홍성원은 2019년 뮤지컬 '엑스칼리버' 앙상블로 연기계에 입문한 후 '블랙메리포핀스', '오즈', '클로버', '무명, 준희', '개와 고양이의 시간' 등 여러 작품에서 활약했다. 지난 6월 마무리된 tvN 드라마 '미지의 서울'에서 주인공 유미래(박보영)의 회사 동료 김태이 역할로 출연해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현재 상연 중인 뮤지컬 '번 더 위치'는 마녀사냥을 배경으로 톱스타 러브가 마녀 마마와 만나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다크 코미디로, 홍성원은 반려 거미 블랭크 역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