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최대 규모 영화 축제인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7일 막을 올리며 오는 26일까지 10일간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30회를 맞이하는 올해 영화제는 총 328편의 작품이 상영되며, 특히 처음으로 경쟁체제를 도입해 '부산 어워드'를 신설하면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국제영화제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경쟁부문에는 세계 14개국에서 온 작품들이 출품됐으며, 대상을 비롯해 감독상, 심사위원 특별상, 배우상, 예술공헌상 등 5개 부문에서 시상이 이뤄진다. 심사위원단은 '곡성'과 '추격자'로 잘 알려진 나홍진 감독이 위원장을 맡았으며, 홍콩의 베테랑 배우 양가휘, 한국 배우 한효주, 한국계 미국인 감독 코고나다, 이란 여성 감독 마르지예 메쉬키니, 인도 배우 겸 감독 난디타 다스, 인도네시아 프로듀서 율리아 에비나 바하라 등 7명으로 구성됐다.
18일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심사위원단 기자회견에서 나홍진 감독은 "매우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지만 영화제의 위상에 걸맞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심사위원들은 만장일치를 통한 수상작 선정을 지향한다고 전했으며, 아시아 영화만의 독특한 정서와 진정성을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화제가 열리는 주요 장소들도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의전당은 각종 공연과 전시, 영화 상영이 동시에 진행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영화제 기간 중 해외 주요 영화제 화제작부터 세계 최초 공개작까지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BIFF광장은 1996년 영화제 초창기부터 중요한 무대 역할을 해온 곳으로, 현재는 영화 관람과 함께 쇼핑, 관광을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발전했다.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한 광안리해수욕장은 야경이 아름다워 많은 방문객들이 찾는 명소이며, 매주 토요일 진행되는 드론 라이트쇼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 부산시장 관사였던 도모헌은 현재 다목적 문화공간으로 변모해 세계 바리스타 챔피언이 운영하는 카페와 함께 시민들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영화제 현장에서는 공식 굿즈를 구매하려는 관람객들의 열기도 뜨겁다. 영화의전당 두레라움 광장의 굿즈샵에는 개막 당일부터 수십 미터에 달하는 대기 줄이 형성됐으며, 일부 방문객들은 1시간 이상 기다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특히 올해는 아이앱 스튜디오와 협업한 '올드 시네마' 테마 컬렉션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시민 참여 프로그램인 '커뮤니티 비프'도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야외 상영을 통해 독립영화부터 고전영화까지 87편의 작품을 선보이며, 시민들이 직접 제작한 51초 영상 작품을 출품하는 '051 영화제'도 함께 진행된다. 이를 통해 부산국제영화제는 단순한 영화제를 넘어 시민들과 함께하는 지역 공동체 축제로서의 의미를 더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