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기아가 지능형 제조 공정의 핵심인 차세대 무선 통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양사는 수백 대의 첨단 로봇이 운용되는 스마트 팩토리에서 생산성 향상을 위한 혁신적 통신 솔루션을 선보이며, 내년 차세대 와이파이7 도입을 통한 제조 효율성 극대화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기존 와이파이6 대비 최대 4.8배 빠른 속도를 구현하는 와이파이7 기반의 통합 단말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표준 기술은 채널 대역폭이 기존 대비 두 배 확장되고 개선된 변조 및 스트리밍 방식을 통해 대폭 향상된 성능을 제공한다.
양사의 제조 시설에는 부품 이송을 담당하는 무인 운반 장비와 자율 이동 시스템, 안전 위험 감지를 위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스팟 로봇 등 무선 네트워크에 의존하는 다양한 지능형 장비들이 배치되어 있다. 이러한 설비들은 고정된 동작 패턴이 아닌 실시간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반응해야 하므로, 안정적인 무선 연결 환경이 필수적이다.
앞서 현대차·기아는 와이파이6와 프라이빗 5G 신호를 동시 처리하는 세계 최초의 융합형 무선 단말 장치를 개발하여 한미 양국에 특허를 신청했다. 이 기술은 작년 말부터 울산 생산 거점과 미국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공장에서 실제 운영되고 있다.
과거에는 와이파이와 모바일 네트워크를 별개로 처리하는 분리형 단말기를 사용했기 때문에, 한쪽 통신망에 문제가 발생하면 로봇 작동이 중단되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자동화 설비 확산으로 급증한 데이터 트래픽이 네트워크 혼잡을 야기하지 않도록 통신 경로의 다변화와 안정화가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었다.
개발된 일체형 솔루션은 단말기 수량과 크기, 중량, 비용을 현저히 절감하는 동시에 프라이빗 5G 장애 시 즉시 와이파이6로 전환하는 백업 기능으로 통신 단절 위험을 해소했다. 이 기술 적용 이후 통신 관련 생산 중단 사례가 개선되어 운영 효율성이 크게 증대되었다고 양사는 설명했다.
현대차·기아는 단말기 개발 과정에서 협력업체에 핵심 기술을 공유하여 공동 개발을 진행하는 상생 모델도 구축했다. 파트너사들은 제공받은 기술을 바탕으로 통신 모듈 활용 API를 구현했으며, 양사는 이를 토대로 물류 장비의 통신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관리 시스템을 완성했다. 또한 다른 기업들도 해당 단말기를 자유롭게 판매할 수 있는 오픈 정책을 도입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로봇들은 미리 설정된 경로만 따르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현장 환경에 순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정밀한 타이밍과 경로로 동작하기 위해서는 견고한 무선 통신 인프라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