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1 개봉에 일본인들 '침묵'…개봉 당일 중국 역대 최고 흥행 경신

2025.09.19
731 개봉에 일본인들 침묵…개봉 당일 중국 역대 최고 흥행 경신

일본군 731부대의 생체실험 참상을 폭로한 중국 영화 '731'이 지난 18일 만주사변 기념일에 맞춰 개봉되면서 현지 일본인 커뮤니티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자오린산 감독이 12년간 준비한 이 작품은 2차 대전 시기 중국 동북 지역에서 중국인과 한국인 등 3천여 명이 세균전 부대의 잔혹한 실험 희생자가 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영화는 개봉 당일 오전 9시 18분, 유조호 사건을 상징하는 시간에 맞춰 전국 극장에서 경보음과 함께 첫 상영이 진행됐다. 개봉 5시간 만에 박스오피스 매출 2억 위안을 돌파했으며, 저녁 시간대에는 3억 위안을 넘어서며 총 25만8천 회 상영되는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기존 흥행 1위였던 '너자2'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제치고 중국 영화 개봉 첫날 최고 성과를 올린 것이다.

당초 7월 31일 개봉 예정이던 이 영화가 9월 18일로 일정이 변경되면서 재중 일본인 사회의 불안감이 증폭됐다. 특히 작년 동일한 날짜에 광둥성 선전에서 10세 일본인 아동이 흉기 공격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던 터라 우려는 더욱 커졌다. 선양시 일본인 교육기관 주변은 철조망으로 차단됐고 감시 장비와 경찰 경계망이 강화됐다.

상하이, 쑤저우, 항저우를 포함한 5개 지역의 일본인 교육기관들은 학생 보호를 위해 등교를 중지하고 원격 수업으로 전환했다. 베이징 등 주요 도시의 일본인 밀집 상권도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였으며, 일식당들은 문을 닫거나 손님이 급격히 줄어든 상황이다.

주중 일본 대사관은 지난 11일 자국민들에게 안전 경고를 발령했다. 공관 측은 외출 시 일본어 사용을 자제하고 일본인임을 드러내는 복장을 피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동포들이 자주 모이는 장소 방문도 당분간 삼가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 영화는 중국 외에도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동시 개봉됐으며, 19일부터는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상영을 시작한다. 오는 11월에는 한국에서도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며,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러시아, 유럽 각국에서의 상영도 추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