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CEO, 트럼프 21조원 소송에 "언론 탄압 시도에 굴복 않을 것"

2025.09.18
NYT CEO, 트럼프 21조원 소송에 "언론 탄압 시도에 굴복 않을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뉴욕타임스를 상대로 150억 달러 규모의 명예훼손 소송을 낸 것에 대해 메러디스 코핏 레비언 뉴욕타임스 컴퍼니 CEO가 강력히 반발하며 언론 자유 수호 의지를 천명했다.

레비언 CEO는 17일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된 파이낸셜타임스 주최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정상회의에서 이번 법정 공방은 정당한 법률적 기반이 전혀 없는 언론 위축 시도라고 규정했다. 그는 트럼프의 소송 전략이 터키, 헝가리, 인도 등 권위주의 성향 국가들에서 활용되는 언론 억압 매뉴얼과 동일하다고 지적하며, 이러한 국가들이 선거제도는 유지하면서도 정부 비판을 차단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권위주의 국가들의 언론 탄압 방식이 기자들에 대한 괴롭힘과 독립 언론의 신뢰성 훼손을 통해 이루어진다며, 현재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이와 흡사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레비언 CEO는 "뉴욕타임스는 진실이 향하는 방향이라면 어디든 추적해 나갈 것이며, 설령 그것이 불편한 영역이더라도 마찬가지"라고 단호히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플로리다 중부 연방지방법원에 소장을 접수하며 뉴욕타임스를 "대통령에 관한 허위 정보 유포에 선봉서는 파렴치한 언론"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150억 달러 배상금과 함께 법원의 징벌적 손해배상 판결도 요구했다.

트럼프가 미국 주요 언론 기관들을 대상으로 거액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한 것은 작년 3월부터 시작해 이번이 네 번째다. 앞서 ABC뉴스와 NBC뉴스는 각각 1천500만 달러, 1천600만 달러의 합의금을 트럼프 기념도서관 건설 자금으로 지불하기로 하며 소송을 마무리했다. 또한 7월에는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보도를 문제 삼아 월스트리트저널에 100억 달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언론 자유 전문가들은 이번 뉴욕타임스 소송이 근거 부족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버드대 로스쿨의 레베카 투시넷 수정헌법 제1조 전문 교수는 이를 "진실과 미국 시민, 사법부 그리고 미국 전통에서 존경받을 만한 모든 가치에 대한 모독"이라고 규탄했다.

유타대 법학전문대학원의 로넬 앤더슨 존스 교수는 이번 소송의 핵심이 법리적 정당성이 아니라며, 언론을 겨냥한 성명서 성격의 법적 행동, 막대한 방어 비용 부담 강요, 비판적 탐사보도 기관에 대한 압박 수단 확보가 주된 목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악관 측은 이에 대한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