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독자개발 HBM 탑재한 어센드 AI반도체 로드맵 첫 공개

2025.09.18
화웨이, 독자개발 HBM 탑재한 어센드 AI반도체 로드맵 첫 공개

중국의 대표적 정보기술 기업 화웨이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장착한 신규 AI 반도체 발표 계획과 더욱 향상된 연산 성능을 보유한 새로운 AI 클러스터 기술을 선보였다. 중국 당국의 엔비디아 반도체 사용 제한 조치가 시행되는 가운데, 향후 3년간의 AI 반도체 개발 전략을 처음으로 공개하며 미국 엔비디아가 독점하는 AI 반도체 시장에 본격적인 경쟁을 선언한 모양새다.

18일 제일재경과 계면신문 등 중국 언론과 로이터, 블룸버그 등 외신에 의하면, 화웨이는 상하이 엑스포센터에서 개최된 연례 '화웨이 커넥트' 행사에서 금년 1분기 발표한 AI 반도체 어센드 910C의 차세대 모델인 어센드 950PR·950DT를 각각 내년 1분기와 4분기에 선보이며, 2027년 4분기에는 어센드 960, 2028년 4분기에는 어센드 970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화웨이가 독자 개발 AI 반도체인 어센드 시리즈의 중장기 개발 및 출시 전략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쉬즈쥔 화웨이 부회장 겸 순번회장은 행사 기조연설에서 어센드 반도체 신제품을 "매년 정기적으로 출시하며 출시 때마다 연산 능력을 두 배씩 증대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내년 1분기 출시 예정인 어센드 950PR에는 화웨이가 독립적으로 개발한 HBM이 적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지금까지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한미 기업들이 독점해온 HBM 기술을 화웨이도 확보함으로써 기존의 공급 제약을 해결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아울러 쉬 부회장은 "지속적인 연산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AI 클러스터 '아틀라스 950'과 '아틀라스 960'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들 제품은 반도체를 초고속으로 상호 연결하는 '슈퍼팟' 기술을 통해 어센드 반도체가 탑재된 그래픽카드를 각각 8192개와 1만5488개까지 연결 가능하다. 화웨이는 현재 약 100만개의 그래픽카드로 구성된 대규모 클러스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추가로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슈퍼팟 기술은 개별 어센드 반도체의 성능이 엔비디아 최고급 제품 대비 부족한 한계를 클러스터 컴퓨팅으로 보완하려는 접근법으로 분석된다. 화웨이는 독자 AI 반도체의 제한된 연산 성능을 극복하기 위해 다수의 반도체를 클러스터로 결합하는 기술 개발에 집중해왔다.

런정페이 화웨이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는 지난 6월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와의 대담에서 "화웨이 반도체는 아직 미국 대비 한 세대 뒤처져 있다"면서도 "클러스터 컴퓨팅을 통한 단일 반도체 보완으로 목표한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블룸버그는 "화웨이의 해결책은 반도체 기술 측면에서 혁신적 도약은 아니지만, 미국의 반도체 제재에 직면한 중국 기업들이 독자적 대안을 모색하는 최신 사례"라고 평가했다.

화웨이의 이날 발표는 미국과의 통상갈등 속에서 반도체 자주화에 박차를 가하는 중국 당국이 연이은 규제 조치로 엔비디아를 압박하는 시점에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17일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 인터넷정보판공실이 바이트댄스와 알리바바 등 자국 기업들에게 추론 작업용 중국 전용 신형 저사양 반도체 'RTX 6000D'의 시험과 주문 중단을 이번 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