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우 성향으로 알려진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18일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 의향을 공식 발표했다. 64세인 그는 도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요구되는 것은 국민의 생활과 미래에 대한 걱정을 꿈과 희망으로 전환시키는 정치"라며 "혼신을 다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전 담당상은 "자민당이 추구하고자 하는 바와 지향점을 명확히 어필할 수 있는 기회에 최고라고 판단되는 정책들을 적극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19일 공식 기자회견을 개최해 경제정책을 포함한 세부 공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출마 선언에 앞서 그는 아소 다로 자민당 최고고문과 약 15분간 회담을 갖고 출마 계획을 전달했다. 아소 고문은 작년 9월 총재 선거에서 다카이치를 지지한 바 있다. 다카이치는 故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추종했던 보수계 의원들을 지지 기반으로 선거전에 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총재 선거에서 그는 1차 투표 1위를 기록했으나, 결선투표에서 이시바 시게루 현 총리에게 패해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 만약 이번에 당선된다면 일본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가 탄생하게 된다.
다카이치는 우익 정치인으로 분류되며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이 안치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지난 8월 15일 일본 항복일에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한편 이미 출마를 선언한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18일 정책 설명회를 개최했다. 그는 기시다 후미오 정권 후반기부터 현 이시바 정권까지 "지속적으로 관방장관으로서 내각을 뒷받침해 왔다"며 "이러한 흐름을 이어받되 더욱 새로운 요소들을 추가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하야시 플랜'을 공개하며 1% 수준의 실질임금 인상 정착, 2040년대 지속가능한 사회보장, 견고한 경제 구축을 위한 로드맵 수립과 추진, 당 개혁을 위한 '제로에서 재출발' 등을 제시했다.
이번 총재 선거는 정책이나 이념적 경쟁보다는 파벌 역학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아소 다로,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가 '킹메이커' 역할을 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자민당 의원 295명 중 아소파와 기시다 전 총리 영향권의 의원들이 각각 40명 내외로 전해진다.
현재까지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상, 모테기 도시미쓰 전 간사장 등이 출마 의사를 표명한 상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다카이치가 29%, 고이즈미가 25%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