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구글 반독점 수사 중단하며 "엔비디아 압박" 전략 전환

2025.09.18
중국, 구글 반독점 수사 중단하며 "엔비디아 압박" 전략 전환

미중 무역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구글을 대상으로 한 반독점 수사를 전격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8일 현지시간 관련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이 같은 결정을 내렸으나 구글 측은 아직 공식 통지를 받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시장감독관리총국은 올해 2월부터 구글 안드로이드 OS의 시장 독점력과 이를 활용하는 샤오미, 오포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에 미치는 파급 효과에 대해 독점금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진행해왔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한 대응책의 일환이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구글 수사 중단 조치가 중국의 전략적 타깃을 AI 반도체 제조기업 엔비디아로 집중시키려는 의도를 보여준다고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엔비디아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5일 시장감독관리총국은 2020년 조건부 허가했던 엔비디아의 이스라엘 반도체 업체 멜라녹스 인수 건에 대해 독점금지법 위반 혐의로 추가 수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동시에 중국 인터넷정보판공실은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등 자국 IT 기업들에게 엔비디아의 중국 특화 제품인 'RTX 6000D' 칩의 테스팅과 발주를 즉시 중지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엔비디아가 중국의 독점금지법 위반으로 판정받을 경우 전년 매출의 1~10%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담해야 할 수 있다.

소식통들은 구글에 대한 수사 중단이 미중 협상에서 중국의 융통성 있는 접근을 시사하는 긍정적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한 관계자는 "하나의 사안은 접어두고 다른 하나에 집중하는 것"이라며 "중국이 보복 대상 범위를 축소해 더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미중 양국은 지난 14일부터 사흘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제4차 고위급 무역 협상을 개최했으며, 중국 소셜미디어 플랫폼 틱톡의 처리 방안에 대해 기본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은 19일 직통 전화를 통해 틱톡 관련 협상을 최종 매듭짓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