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조지아주 경제 담당 인사가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이민청에 붙잡혀 8일간 억류된 후 본국으로 돌아간 한국 기술자들을 다시 미국으로 불러들이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
트립 톨리슨 조지아주 서배너 경제개발청장은 17일(현지시각) 서배너 모닝뉴스와의 대담에서 "한국 기술자들의 재입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면서 "현대 공장 운영진들은 설비 설치와 직원들에 대한 배터리셀 기술 전수가 가능한 유일무이한 인력들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서배너 경제개발청은 엄격히 말하면 사설 기관이지만 조지아주정부와 밀접한 협조 관계를 유지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를 추진하는 단체다. 하지만 톨리슨 청장은 한국 기술진 재입국과 관련된 세부 진행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경제개발청 필립 라이너트 대변인 역시 "구속된 LG 소속 직원들은 설비 구축과 지원업무, 인력 훈련을 위해 미국에 일시 파견된 인력들"이라며 "이들은 설비 구축과 전문 노하우를 보유한 고숙련 전문가들"이라고 언급했다.
이민청 급습 당시 테네시주 내슈빌에 체류 중이던 톨리슨 청장은 급습 규모에 경악했으며 "급습에 대해 미리 전혀 통보받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계속해서 "배터리 설비 구축을 위해 파견된 한국인들은 정밀한 기능을 보유한 인력들"이라며 "그들이 느꼈을 좌절감을 완전히 공감한다. 우리는 한국 기술진들에게 의존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톨리슨 청장은 팻 윌슨 조지아주 경제개발부 장관과 동행해 지난주 디트로이트에서 현대차 임원진과 면담했다고 공개했다. 톨리슨 청장은 "현대차 임원진들은 극도로 당황하고 충격에 빠져있었다. 나와 팻 윌슨 장관은 프로젝트 완료를 위해 현대차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으며, 한국 기술진들의 재입국을 위한 광범위한 의견 교환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톨리슨 청장은 "이번 상황은 소규모 차질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이 일정에 따라 신속한 시일 안에 재입국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300여 명의 억류 기술자들과 한국 국민들이 받은 상처가 큰 상황에서 비자 문제를 비롯한 재발 방지 대책이 확립되기 이전에 기술자들의 재입국이 순조롭게 이뤄지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앞서 16일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미국의 비자 체계를 전면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 그는 이날 리비안 전기차 공장 기공식에서 "이번 상황은 현대차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의 수많은 기업이 동일한 문제를 겪어왔다"며 "현장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해 많은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고 연설했다.
켐프 주지사의 이번 공식 입장 표명은 지난 4일 이민청의 현대-LG 공장 부지 급습 이후 최초이다. 그는 "지난주 발생한 사건을 수많은 해외 기업들이 주시했고, 현장의 비자 문제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이 해외 기업들의 조지아 투자를 위축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크리스 클락 조지아주 상공회의소장 또한 동일한 입장을 개진했다. 그는 "공장 건설을 위해 파견된 한국, 일본, 독일 기술자들을 위해, 미국 비자 체계의 전면적 개혁이 필요하다"며 "그것이 장기적 관점에서 조지아 노동자들에게 이익"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