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간 이런일은 처음"…관제사 잠들어 상공 1시간 선회한 여객기

2025.09.17
"수십년간 이런일은 처음"…관제사 잠들어 상공 1시간 선회한 여객기

프랑스에서 발생한 전례 없는 항공 사고가 화제가 되고 있다. 파리에서 출발한 항공편이 목적지 공항 관제사가 근무 중 잠에 빠져 한 시간 동안 착륙하지 못하고 하늘을 돌아야 했던 것이다.

지난 15일 야간 10시 45분경 파리 오를리 공항을 떠난 에어코르시카 항공편은 지중해의 프랑스령 코르시카섬 아작시오 공항을 향해 정상 운항하고 있었다. 그런데 착륙 절차를 밟기 위해 공항에 접근한 기장과 부기장은 예상치 못한 광경을 목격했다. 활주로 조명이 모두 꺼져 있었던 것이다.

즉시 조종사들은 관제소에 무선 연락을 시도했지만 어떠한 반응도 돌아오지 않았다. 반복적인 호출에도 침묵만이 이어졌다. 결국 항공기는 활주로 위를 계속 순환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공항 내 소방팀 역시 관제실에 접촉을 시도했으나 마찬가지로 응답을 얻지 못했고, 결국 공항 경비대까지 동원되는 비상사태가 벌어졌다. 기장은 이 과정에서 코르시카 북부의 다른 공항인 바스티아로 목적지를 변경하는 것까지 고려했다고 밝혔다.

약 60분이 흘러서야 드디어 활주로에 불빛이 켜지기 시작했고, 관제실과의 연락도 재개됐다. 항공기는 새벽 1시경에야 비로소 안전한 착륙을 마칠 수 있었다.

사건 원인을 조사한 결과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관제실을 홀로 담당하던 관제요원이 업무 도중 깊은 잠에 빠져있었던 것이다. 당국은 해당 관제사에 대해 마약류나 알코올 섭취 여부를 검사했지만 모든 결과는 음성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건을 경험한 기장은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수십 년간 항공업에 종사해왔지만 이런 상황은 생전 처음"이라며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탑승객 중 한 명은 "기내에서는 어느 때도 공포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았으며, 승무원과 승객 모두가 차분하게 상황에 대처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