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국방부가 총격으로 사망한 보수 정치활동가 찰리 커크를 활용한 모병 캠페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NBC 방송이 복수의 국방부 고위 관리들을 인용해 19일 보도했다.
펜타곤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논의 중인 모병 캠페인은 커크의 정신적 유산을 계승하며 젊은층의 군 입대를 독려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번 캠페인은 군 복무를 조국에 대한 소명으로 포장하는 전략을 기본으로 하며, '찰리가 젊은 전사들을 일깨웠다'는 문구를 핵심 슬로건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캠페인의 구체적 실행 방안으로는 커크가 창립한 보수 청년 조직 '터닝포인트 USA'를 모병 거점으로 활용하는 아이디어가 검토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모병 담당자들을 해당 조직의 각종 이벤트에 파견하거나 전국 지부를 통해 군 홍보 활동을 전개하는 방식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캠페인 기획은 앤서니 타타 국방부 인력·전투준비 담당 차관이 이끄는 '모병 전담 태스크포스'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타타 차관은 국방부 내 모병 전담 조직의 공동 책임자 역할을 맡고 있다.
NBC는 이번 캠페인이 미군의 미래 인력 부족에 대한 우려 속에서 검토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군 모병 실적은 바이든 전 행정부 시절인 2022년과 2023년 목표치를 밑돌았다가 최근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런 개선 흐름이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회적 변화와 인구 구조 변동으로 인해 군 입대 자격을 갖춘 미국 청년층이 감소하고 있는 것이 주요 배경이다. 2007년 경제 위기로 인한 출산율 급락이 현재 잠재 입대자 풀을 축소시켰고, 코로나19 팬데믹은 2022~2023년 병력 충원 문제를 더욱 악화시켰다.
피살된 커크는 젊은 보수 세력과 트럼프 지지 그룹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들 계층이 바로 미군이 주요 모집 대상으로 삼는 연령층이라는 점에서 그를 내세운 캠페인이 논의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커크의 배우자 에리카는 18일 터닝포인트 USA의 신임 최고경영자 겸 이사회 의장으로 만장일치 선출됐다. 터닝포인트 USA 이사회는 성명을 통해 "찰리는 조직이 가장 큰 시련도 극복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했다"며 에리카의 새로운 리더십을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커크 활용 모병 캠페인의 실제 시행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관계자들은 해당 캠페인의 실행 시기나 최종 승인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국방부 내 일부 지도부는 이 같은 캠페인이 커크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