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극동지역 캄차카반도 주변 해역에서 19일 새벽 또 한 차례 대규모 지진이 발생해 현지에 긴급상황이 선포됐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한국시각 이날 오전 3시58분경 페트로파블롭스크캄차츠키 동쪽 127㎞ 해상에서 규모 7.8의 강력한 지진이 관측됐다.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지구물리연구소는 이번 지진의 규모를 7.2로 측정했다고 발표했다. 진앙의 위치는 북위 53.38도, 동경 159.92도이며 진원 깊이는 123㎞로 분석됐다. 지진 발생 직후 규모 5.8의 여진을 비롯해 크고 작은 후속 지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블라디미르 솔로도프 캄차카주 지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반도 동쪽 연안 일대에 지진해일 경보를 발령했다"며 "지진 발생 이후 모든 행정기관과 대응기구에 최고단계 비상태세를 지시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비상사태부는 캄차카반도 해안가에 최대 1.5m 높이의 파도가 몰려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까지 인명피해나 주요 시설 손상은 보고되지 않았지만, 당국은 해안가 주민들에게 대피를 권고하고 있다. 지진 발생 후 약 2시간이 지난 시점까지 부상자나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이 사회기반시설 전반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전 지진으로 균열이 생겼던 건물들도 현재 주민들에게 위험하지 않은 상태라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번 지진은 지난 7월 30일 같은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8.8 초강진의 여진으로 분석된다. 당시 지진은 1952년 이후 캄차카 지역에서 기록된 가장 강력한 것으로, 태평양 전 지역에 지진해일 경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50여 일 만에 다시 발생한 대형 지진으로 인해 캄차카반도 내 화산들의 활동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캄차카반도는 환태평양 화산대에 위치해 있어 지각 활동과 화산 분출이 빈번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지역은 '불의 고리'라고 불리는 환태평양조산대의 일부분으로, 전 세계 지진과 화산 활동의 90% 이상이 집중되는 곳이다. 최근 들어 이 지역에서 강진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면서 태평양 연안 국가들의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