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외교사령탑, 다음주 뉴욕 유엔총회 계기로 회동

2025.09.19
미·러 외교사령탑, 다음주 뉴욕 유엔총회 계기로 회동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가 현지시간 19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미국과 러시아의 외교책임자들이 차주 뉴욕에서 개최되는 제80차 유엔총회 기간 중 만남을 갖게 된다. 네벤자 대사는 러시아 국영방송 로시야24와의 인터뷰를 통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간 회동이 예정되어 있다고 확인했다.

이번 만남의 세부사항에 대해 네벤자 대사는 "현재로서는 공개할 구체적 내용이 없으며, 명확한 의제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하면서도 "양국 간 현안과 다자간 사안 전반에 걸쳐 폭넓은 대화가 이루어질 것은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양국 외교수장들의 올해 접촉은 이번이 네 번째가 된다. 지난 2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 방안을 중심으로 첫 고위급 협의를 진행했으며, 7월에는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무장관회의 여백을 활용해 추가 대화를 이어갔다. 가장 최근인 8월에는 알래스카에서 개최된 트럼프-푸틴 정상회담에서 각국 수반들과 나란히 자리했다.

이번 외교수장 회담은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책 모색이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는 시점에서 성사되는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영국 국빈방문 중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 직후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기자회견에서 "푸틴이 나를 깊이 실망시켰다"고 공개 비판하며, 유럽 국가들의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금지까지 요구하는 등 모스크바에 대한 압박 강도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한편 라브로프 장관은 23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되는 유엔총회 고위급 주간에 러시아 대표단을 지휘하며 참가할 예정이며, 27일에는 본회의 연설도 계획되어 있다. 총회 기간 중에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한 여러 국제기구 인사들과의 별도 면담도 추진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지속적인 외교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은 양측의 기본 입장 확인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열리는 이번 회담이 교착된 대화 국면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국제사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