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에 핵심적 역할을 한 보수 청년 활동가 찰리 커크 암살 혐의자가 사건 발생 30여 시간 만에 검거됐다. 체포된 인물은 유타주 거주 22세 백인 남성 타일러 로빈슨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매우 높은 확신을 가지고 암살 혐의자를 구속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성직자와 혐의자 부친이 검거 과정에 협조했으며, 가까운 인물의 제보로 체포가 가능했다"고 설명하며 "혐의자가 사형 판결을 받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유타주 스펜서 콕스 주지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로빈슨이 지인에게 범행 사실을 털어놓았고, 해당 지인이 보안당국에 신고해 체포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로빈슨의 부친이 공개된 수배 사진에서 아들을 식별한 후 자수를 권유했으나, 로빈슨이 처음에는 거부 의사를 보이다가 목사와 가족의 설득으로 마음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로빈슨의 가족들은 수사관들에게 "최근 수년간 그의 정치적 경향이 현저히 강화됐으며, 특히 커크를 향한 격렬한 비판을 지속했다"고 진술했다. 사건 직전 가족 식사 자리에서도 로빈슨은 커크의 유타밸리대 행사를 언급하며 "커크는 혐오감으로 충만해 있으며 이를 확산시키고 있다"고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격 현장 근처에서 회수된 탄피와 미사용 탄약에는 "이봐 파시스트! 받아라!"라는 문구와 제2차 대전 당시 이탈리아 반파시스트 저항가들이 부른 곡을 의미하는 '벨라 차오'라는 표기가 새겨져 있었다고 콕스 주지사가 공개했다.
로빈슨은 과거 학업 성취도가 뛰어난 학생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학입학시험에서 36점 만점 중 34점을 기록해 전체 응시자 상위 1%에 해당하는 성적으로 유타주립대 장학생에 선발됐으나, 한 학기만 수강 후 학업을 중단했다. 현재는 딕시 기술대학에서 전기 기술자 교육과정에 등록된 상태다.
유권자 등록부에 따르면 로빈슨은 특정 정당에 소속되지 않은 무당파 유권자로 기록돼 있으며, 최근 두 차례 선거에서 투표 참여를 하지 않아 '비활성' 유권자로 분류된 상황이다.
로빈슨은 지난 10일 유타밸리대학에서 개최된 '터닝포인트 USA' 주관 토론회 참석 중이던 커크를 행사장에서 약 180미터 떨어진 건물 옥상에서 고성능 소총으로 단발 저격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가중살인, 중상해 유발 총기 사용, 사법 방해 등의 죄목으로 기소돼 보석 없이 구금 상태다.
우익단체 터닝포인트 USA 설립자인 커크는 미국 청년층 내 대표적 친트럼프 인사이자 '젊은 보수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진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주 예정된 커크의 장례식 참석 의향을 밝히며 "그는 청년들을 위해 헌신한 훌륭한 인물이었으며, 이런 참극을 당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 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