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한 소형 음식점이 면 요리 한 그릇을 2188위안(약 43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금액으로 판매하며 인터넷상에서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좌석이 겨우 2개 테이블뿐인 이 작은 가게는 공간 대비 미슐랭급 레스토랑에 버금가는 요금을 책정하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이 음식점은 지난 8월부터 고급 식재료를 활용한 각종 요리를 내놓기 시작했으며, 메뉴 대부분이 2000위안(약 39만원) 이상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가장 비싼 면 요리에는 양파 120g, 계란 130g, 프리미엄 캐비어 10g, 습지 뱀장어 270g, 붉은 새우 400g, 소형 전복 210g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토마토 추가 시에는 20g마다 20위안(약 4000원)의 별도 비용이 발생한다.
우(吳) 씨 성을 가진 46세 사장은 과거 영업직에 종사하다가 2021년 이 식당을 개업했다. 초기에는 별도 요리사를 채용했으나 그가 떠난 후부터는 직접 조리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면 요리가 기름기가 적고 쫄깃함이 적절하며 타 업소와 비교해 월등한 맛을 자랑한다며, 본인의 조리 역량을 고려할 때 현재 가격은 합리적이라고 당당하게 밝혔다.
실제로 지금까지 십여 명의 고객이 이 고가 면 요리를 주문했으며, 한 손님은 고속열차로 약 1시간 소요되는 상하이까지 포장해 가져갔다고 사장은 전했다. 한 그릇을 완성하는 데 15분 정도가 소요되며, 모든 해산물 재료는 인근 시장에서 직접 조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 방문 고객들은 주로 음식 관련 인플루언서들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 네티즌이 공개한 2022년도 메뉴판을 보면 당시 최고가 음식이 68위안(약 1만3천원)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나, 불과 2년 만에 가격이 급격히 상승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지난 6월에도 최고가가 558위안(약 11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석 달 사이에 4배 가까이 요금을 인상한 셈이다.
온라인 이용자들은 "소규모 매장에서 이런 가격표를 보면 당국에 신고하고 싶다", "상하이 럭셔리 호텔보다도 비싸다", "항저우에서 상하이까지 이동하는 동안 면이 불어버릴 텐데"라며 회의적 시각을 나타냈다. 일부는 "일본 엔화 단위를 잘못 적용한 것 아니냐"며 조롱하기도 했다.
광둥성의 한 법률 전문가는 해당 업소가 가격과 구성품목을 투명하게 공시했으므로 어떠한 법규 위반 사항도 없다고 판단한다면서도, 만약 가격이나 내용물 표기에 허위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