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유엔총회에 7년 만에 외무성 부상 파견…김선경 부상 연설 예정

2025.09.20
북한, 유엔총회에 7년 만에 외무성 부상 파견…김선경 부상 연설 예정

평양이 오는 23일부터 뉴욕에서 개최되는 제80차 유엔총회에 김선경 외무성 부상을 수석대표로 하는 고위급 사절단을 보낼 것으로 확인됐다고 북미 전문매체 NK뉴스가 외교 관계자들을 인용해 20일 보도했다.

이번 파견은 2018년 리용호 외무상이 제73차 총회에서 연설한 이후 7년간 중단됐던 본국 고위급 인사의 뉴욕 유엔본부 파견을 재개하는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선경 부상은 이달 29일 총회 일반토론에서 직접 발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북한은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무산 이후 팬데믹 기간을 거치며 김성 주유엔 북한대표부 대사가 총회 연설을 담당해왔다. 작년 김성 대사는 연설에서 핵무력 보유를 정당한 자위적 권리라고 재차 강조하며 비핵화 거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고위급 사절단 파견이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적극적인 대외활동과 맞물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항일승리 80주년 기념식에 직접 참석해 시진핑 주석, 러시아 대표단과 함께 북중러 결속을 과시한 바 있다.

네덜란드 라이덴대학의 크리스토퍼 그린 교수는 "평양이 고위급 사절단을 유엔무대에 보내는 것 자체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음을 시사한다"며 "김 부상은 서구 외교실무에 능숙하고 최고지도부의 신임을 받는 인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선경 부상은 과거 주로 유럽담당 업무를 맡았으나 부상 승진 후 워싱턴과 유엔을 겨냥한 성명을 빈번히 발표하면서 담당영역이 확대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수년간의 코로나19 고립정책에서 벗어나 국제무대 관여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북한이 유엔연단을 활용해 미국 주도의 단극체제에 맞서는 다극화 외교질서 구축을 추진할 것"이라며 "한미합동군사훈련이나 핵보유국 지위 인정 등 기존 쟁점사안들을 보다 선명하게 국제사회에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김 부상의 뉴욕 체류기간 중 한국 또는 미국 측 인사들과의 접촉 여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유엔총회는 양국 고위당국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드문 기회이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김정은 위원장과의 재회담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보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