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내 운영권 매각에 참여할 유력 투자자 명단을 공개하며 미국 재계 거물급 인사들의 대거 참여 사실을 확인했다. 21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이미 잘 알려진 유명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인물들을 언급했다.
투자자 그룹에는 오라클 공동창립자이자 CTO인 래리 엘리슨을 비롯해 델 테크놀로지스 회장 마이클 델, 그리고 미디어 제국을 구축한 루퍼트 머독과 그의 후계자인 라클런 머독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들은 모두 애국적 정신을 가진 인물들이며 미국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며 "분명히 훌륭한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엘리슨은 최근 일론 머스크를 제치고 전 세계 최고 부자 자리에 오른 IT업계의 전설적 인물이며, 마이클 델은 AI 서버와 컴퓨터 제조 분야를 주도하는 기업의 수장이다. 한편 머독 부자는 폭스뉴스, 월스트리트저널, 뉴욕포스트 등 미국 주요 언론사와 영국·호주의 핵심 방송·신문 매체들을 소유한 글로벌 미디어 재벌로 유명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머독 일가의 경우 개인 자산보다는 라클런이 경영하는 폭스코퍼레이션을 통한 투자가 유력하다고 전했다. 보수 진영의 핵심 인물들이 대거 참여할 경우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플랫폼 중 하나가 우파 성향의 경영진에 의해 운영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중 양국은 지난 19일 시진핑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전화 통화를 통해 틱톡 매각 문제에 대한 기본 틀에 합의한 상태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며칠 내로 최종 서명이 이뤄질 예정"이라며 "새로운 이사진 7명 중 6명이 미국인으로 구성되고 핵심 알고리즘 역시 미국의 통제 하에 놓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 내 틱톡 사용자는 1억 7천만 명에 달하며, 미국 투자자들이 전체 지분의 약 80%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 보안 및 관리 업무는 오라클이 담당하게 되며, 정부는 이번 거래를 통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수수료를 얻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여전히 세부 조건에 대한 이견이 남아있음을 시사하며 "기업의 자율적 결정을 존중하되 중국 법규와 시장 원칙을 준수하는 해결책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국 의회가 작년 통과시킨 이른바 '틱톡 금지법'은 바이트댄스가 미국 사업권을 매각하지 않을 경우 미국 내 서비스를 전면 차단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협상 타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