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 드라마 '북극성' 한 마디 대사에 중국서 광고 삭제까지

2025.09.21
전지현 드라마 북극성 한 마디 대사에 중국서 광고 삭제까지

배우 전지현이 출연한 디즈니+ 시리즈 '북극성'의 특정 장면이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홍콩 언론들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해당 작품에서 유엔 대사 출신 대선 후보 서문주를 연기하는 전지현이 "중국은 어째서 전쟁을 좋아할까요. 핵무기가 국경 근처에서 터질 위험도 있는데"라고 발언하는 장면이 편집되어 중국 SNS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발언에 대해 중국 네티즌들은 자국에 대한 모독이자 사실 왜곡이라며 강력하게 항의하고 나섰다. "우리나라는 전쟁을 추구하지 않으며 평화를 지향한다"는 반박과 함께 "실제로 중국이 전쟁을 원한다면 한국에서 드라마 제작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비아냥도 쏟아졌다.

문제는 단순한 대사에 그치지 않았다. 작품 속 중국 도시 다롄으로 설정된 배경이 실제로는 홍콩의 낙후된 판자촌에서 촬영되었다는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일부 시청자들은 제작진이 의도적으로 어둡고 초라한 장소를 선택해 중국 도시의 이미지를 실추시켰다고 주장했다. 또한 오성홍기를 연상케 하는 별 다섯 개 문양의 카펫을 등장인물들이 밟는 장면이나, 극중 반역자들이 중국어를 사용하여 부정적 인상을 심어주는 연출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심지어 전지현이 당나라 시인 이태백의 시를 낭송할 때 발음을 고의로 비틀었다는 다소 과도한 비판까지 제기됐다. 물론 "전후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신중한 목소리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비난 여론에 묻혀버린 상태다.

분노한 중국 사용자들은 웨이보 등 주요 플랫폼에서 한류 제한 정책을 지속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한편, 전지현을 앰버서더로 기용한 브랜드들에 대한 보이콧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화장품 및 시계 회사들이 중국 시장에서 전지현 관련 마케팅 콘텐츠를 철회하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흥미롭게도 중국에서는 디즈니+나 넷플릭스 같은 해외 스트리밍 서비스가 공식적으로 제공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VPN 등을 통한 우회 접속으로 이런 반응이 즉각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도 '오징어게임', '무빙', '폭싹 속았수다' 등 한국 콘텐츠에 대한 중국인들의 평가가 실시간으로 확산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으며, '흑백요리사'를 모방한 중국 프로그램이 등장해 표절 논란을 빚기도 했다.

2014년 '별에서 온 그대'로 중국에서 폭발적 인기를 얻었던 전지현에게는 특히 아픈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시 쌓아올린 두터운 팬층의 실망감이 더욱 큰 반발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