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인텔에 50억달러 지원...공동 반도체 개발 추진

2025.09.18
엔비디아, 인텔에 50억달러 지원...공동 반도체 개발 추진

AI 반도체 선두업체 엔비디아가 경영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인텔에게 50억달러(약 6조9320억원) 규모의 자금을 제공하며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한다고 18일 발표했다. 이번 합의를 통해 양사는 개인용 컴퓨터와 데이터센터 분야의 차세대 제품을 협력 개발할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인텔의 보통주식을 주당 23.28달러의 가격으로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거래일 마감가 24.90달러보다는 할인된 수준이지만, 지난달 연방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때 책정한 20.47달러보다는 높은 가격이다. 거래 완료 시 엔비디아는 인텔 지분의 약 4%를 소유하게 되어 주요 투자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양사 협력의 핵심은 인텔이 엔비디아 전용 x86 중앙처리장치를 제작하고, 엔비디아가 이를 자사의 AI 플랫폼에 융합하는 것이다. 특히 엔비디아의 독점 네트워킹 기술인 'NV링크'를 활용해 고성능 연산 환경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개인용 컴퓨터 영역에서는 인텔이 엔비디아 그래픽칩이 내장된 통합 시스템을 설계하게 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엔비디아의 AI 가속 연산 기술과 인텔의 프로세서 및 x86 플랫폼 생태계가 긴밀히 연결되는 획기적인 제휴"라며 "두 글로벌 기업의 기술 역량이 결합되어 미래 컴퓨팅 환경의 새로운 토대를 건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목할 점은 이번 협약에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관련 내용이 제외되었다는 사실이다. 업계에서는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엔비디아나 애플, 퀄컴 같은 대형 고객사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평가해왔다. 현재 엔비디아는 대만 TSMC에 반도체 생산을 전면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결정은 경쟁 기업들에게도 상당한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의 주요 생산 협력사인 TSMC는 당분간 직접적 타격은 없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핵심 고객을 인텔에게 잃을 위험성이 제기된다. 데이터센터 반도체 시장에서 인텔과 경쟁해온 AMD 또한 엔비디아의 지원을 받는 인텔의 반격으로 시장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때 반도체 업계를 주도했던 인텔은 모바일과 AI 시대로의 전환에 뒤처지며 지속적인 손실을 기록해왔다. 최근 미국 정부로부터 57억달러 지원과 일본 소프트뱅크의 20억달러 투자에 이어, 엔비디아의 이번 자금 지원이 인텔 재건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