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남부서 '뇌 파괴 아메바' 경보령…수영장 감염으로 올해 19명 숨져

2025.09.18
인도 남부서 뇌 파괴 아메바 경보령…수영장 감염으로 올해 19명 숨져

인도 남부 케랄라주에서 '뇌 파괴 아메바'로 불리는 네글레리아 파울러리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금년 들어 19명에 달하면서 보건 비상사태가 선포됐다고 현지시간 18일 마드야맘, ETV바라트 등 지역 언론들이 보도했다.

케랄라주 보건 관계자들은 최근 일주일간 병원 치료를 받던 티루바난타푸람 거주 52세 여성과 콜람 거주 91세 남성이 아메바성 뇌염으로 확진돼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달에만 총 9명이 이 질환으로 생명을 잃었으며, 연간 누적 사망자 수는 19명으로 증가했다. 작년 동기 대비 두 배에 달하는 수치로, 9월 한 달간 24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주목할 점은 티루바난타푸람 아쿨람 수영시설에서 감염된 17세 청소년이 집중치료실에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와 동행했던 어린이 3명은 현재까지 증상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지속적인 경과 관찰을 받고 있다. 청소년을 포함해 총 8명이 대학 의료원에서 아메바성 뇌염 진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보건 당국은 아쿨람 수영시설의 물 표본을 채취해 공중보건연구기관에 분석을 의뢰했으며, 해당 시설에 대한 긴급 정화 작업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아메바성 뇌염은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라는 단세포 생물체 감염으로 발생한다. 이 미생물은 오염된 물을 통해 비강으로 침입한 후 신경 경로를 따라 뇌 조직까지 도달해 뇌세포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주로 수온이 높고 깊지 않은 호수나 하천에 분포하며, 수영시설, 저수지, 지하수 등을 매개로도 전파될 수 있다.

이 아메바는 대장균과 같은 세균류를 주된 영양원으로 하기 때문에 세균 오염도가 높은 수역에서 발견될 확률이 크다. 따라서 수영시설과 지하수원의 정기적인 살균이 가장 유효한 예방책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인체 간 전염은 일어나지 않지만, 감염 후 1일에서 12일 사이에 급격히 악화되어 사망에 이르기 때문에 예방과 치료가 까다로운 질환이다. 주된 징후로는 심한 두통과 고열, 환각 현상 등이 나타난다.

네글레리아 파울러리 감염은 인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남부 지역에서도 지속적으로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지구 기온 상승으로 수온이 높아지면서 이 미생물의 서식 범위가 미국 북부 지역까지 넓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까지 특효약이 개발되지 않아 치명률이 95%에 이른다. 1962년 이후 전 지구적으로 약 488건의 발병이 기록되었으며, 사망 사례는 주로 미국, 파키스탄, 호주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케랄라주의 경우 2016년부터 연간 1-2건씩 발생해왔으나 거의 모든 경우에서 사망으로 귀결되었다.

아메바성 뇌염 사망자 급증에 따라 케랄라주 의회에서는 야당 의원들이 주 정부의 방역 대응 실패를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인도공산당 소속 비나 조지 주 보건부 장관은 "우리 주는 전국 최초로 아메바성 뇌염 대응 매뉴얼을 구축했으며, 지방자치단체를 활용한 인식 개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