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밴드 '산보' 신곡, 故 김광석 명곡과 "놀랄 만큼 유사"…"몰랐다" 해명

2025.09.19
일본 밴드 산보 신곡, 故 김광석 명곡과 "놀랄 만큼 유사"…"몰랐다" 해명

일본 인디밴드 '슈퍼등산부'의 최근 발표곡 '산보'가 故 김광석의 대표작 '바람이 불어오는 곳'과 극도로 흡사하다는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해당 밴드는 유사성을 시인하면서도 "전혀 알지 못했다"며 표절 의혹을 강력히 부인하고 나섰다.

이달 10일 공개된 '산보'는 발표 직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댓글란에서 "김광석 곡의 리메이크 아니냐", "번안곡인 줄 알았다"는 반응이 폭발적으로 쏟아졌다. 특히 어쿠스틱 기타와 피아노로 시작되는 도입부 4마디부터 전체적인 구성까지 1994년 발매된 김광석의 명곡과 거의 동일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슈퍼등산부 측은 18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한국어와 일본어로 된 해명문을 게재했다. 밴드는 "댓글들을 확인하고 처음으로 김광석님의 작품을 접했으며, 저희 역시 놀랄 정도로 일부 선율이 흡사하다고 여겨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의도적 모방은 강하게 부정했다. "국내에서 매우 유명한 작품이라고 들었지만 창작 과정에서는 전혀 인지하지 못했고, 자연 속 산행을 떠올리며 만든 선율이 우연히 비슷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유사한 작품을 내놓게 된 상황을 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향후 더욱 세심하게 작업에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2023년 나고야에서 창단된 5인조 그룹 슈퍼등산부는 산악지대에서의 라이브 공연을 콘셉트로 활동해왔다. 작년에는 해발 2832m 하쿠바산소에서 공연을 펼쳐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해명에도 불구하고 비판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정 구간이 아닌 곡 전체의 흐름이 '바람이 불어오는 곳'과 일치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심지어 2011년 J레빗이 커버한 버전과도 상당한 유사점을 보인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 내에서도 "부끄러운 일", "이 정도면 정식으로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광석은 일본에서도 잘 알려진 전설적 뮤지션이라는 점에서 "정말 몰랐다는 변명이 통할까"라는 의문도 제기된다.

1996년 3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김광석은 '바람이 불어오는 곳' 외에도 '서른 즈음에', '사랑했지만', '이등병의 편지' 등 수많은 명작을 남겼다. 특히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각종 드라마 삽입곡으로 활용되고 후배 아티스트들의 리메이크가 이어지며 30년 가까이 사랑받고 있는 불멸의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