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입장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진행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고위급 회의에 참석해 "전쟁 종식을 위해서는 미국의 강력한 역할이 필요하다"며 "모스크바는 워싱턴을 경계하며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는 9월 의장국인 한국의 조현 외교부 장관이 주관했다.
그는 직전 실시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평화 실현 방안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으며, 여러 유의미한 방안들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영토 회복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 "매우 의외였다"며 "이는 미국의 정책 전환을 시사하는 긍정적 신호"라고 평가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러시아가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핵심 세력"이라며 "베이징이 진심으로 분쟁 해결을 원한다면 모스크바에 침공 중단을 요구할 충분한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정권은 중국의 지원 없이는 무력하지만, 중국은 평화 구축보다는 방관자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의 중재 노력에 대해서는 "휴전 및 평화 협상을 위한 워싱턴의 모든 제안에 동의해왔다"면서도 "러시아는 지속적으로 거부 의사를 표명하거나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어 협상 자체를 좌초시키고 있다"고 러시아를 규탄했다.
한편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 협력에 대해 "국제 비확산 질서를 위협하고 분쟁을 장기화시키며 한반도 정세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라며 "양국은 관련 협력을 즉각 중단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를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4일 유엔총회 일반토론에서 연설을 진행할 예정이며, 러시아 측에서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27일 연단에 오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15년 이후 유엔총회에 직접 출석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