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050년까지 수소충전소 1만2천기 구축해 수소차 3천만대 보급 추진

2025.09.14
중국, 2050년까지 수소충전소 1만2천기 구축해 수소차 3천만대 보급 추진

중국 베이징 남부에 위치한 다싱국제수소에너지시범구를 찾은 현장에서 중국의 수소산업 패권 장악 의지가 강하게 드러났다. 탄소배출이 전혀 없는 청정연료로 주목받는 수소는 2030년 탄소피크, 2060년 탄소중립을 선언한 중국이 반드시 선도해야 할 핵심 분야다.

다싱시범구는 수소산업 관련 기업들과 전문 인력을 한데 모아 기술혁신에 앞장서고 있으며, 생산부터 저장·운송을 거쳐 활용까지 이어지는 완전한 산업생태계 구축에 매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업육성 인큐베이터, 관련업체 사무실과 제조시설, 공공검사 연구소 등 필요한 인프라를 모두 갖춰놓았다.

중국은 다싱시범구를 거점으로 전국 차원의 수소산업 확산을 도모하고 있다. 2050년까지 전국에 수소충전시설 1만2천기를 설치하고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를 3천만대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연료전지시스템 제조능력도 연간 550만대 규모로 확충할 예정이다.

시범구 담당자는 "수소에너지는 발전 잠재력이 매우 큰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파리기후협정 발효 이후 20여개국이 수소전략 계획을 발표했다"며 "2050년에는 수소가 전체 에너지 소비의 18%를 차지하고 수소경제 시장 규모가 2조5천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가 차원의 집중 지원에 힘입어 중국은 이미 연간 약 3천3백만톤의 수소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생산국으로 부상했다. 2016년 9기에 불과했던 중국의 수소충전소는 현재 500기를 돌파해 미국 200기, 한국 300기, 일본 250기, 유럽연합 400기를 앞지르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승용차 분야에서 전기차로 글로벌 시장을 석권하듯, 상용차·버스·특장차 영역에서는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로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수소 승용차 보급은 상대적으로 더디지만, 수소버스와 수소트럭 등 상용차량의 보급 속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이다.

중국 최초의 수소연료전지 상용차 스타트업인 하이봇테크놀로지는 현재 개발 중인 H49 수소트럭을 공개하며 내년 2분기 양산 계획을 발표했다. 2021년 12월 설립된 이 회사는 2년 만에 49톤급 수소트럭을 선보이고 내년 2분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 측은 "코카콜라, 이케아 등과 협력해 고온 및 극한 환경 테스트를 완료했으며, 수소연료 소모량이 100km당 7.8kg 미만으로 매우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수소산업 육성 정책은 2018년 '차이나 수소 이니셔티브' 발표로 본격화됐다. 2030년까지 수소차 100만대, 수소충전소 1천개 구축을 목표로 내걸었고, 2019년 전국양회에서 수소에너지 설비 및 충전소 건설을 공식 정책으로 채택했다. 2020년에는 신에너지 자동차산업 발전계획을 수립하며 수소에너지와 수소차를 미래전략산업의 핵심축으로 선포했다.

한편 같은 시범구 내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중국의 기술력이 돋보였다. 핸들과 브레이크 페달이 없는 무인 미니버스가 갓길 장애물을 능숙하게 피하며 교통 흐름에 자연스럽게 합류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중국에서 최고 단계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상용화된 차량은 약 3천대에 달하며, 베이징에서만 자율주행 시범지역이 서울시 면적에 육박하는 600㎢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