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얀마에서 2021년 2월 군사 쿠데타 발생 이후 '봄의 혁명' 과정에서 민간인 7천234명이 군부와 친정부 세력에 의해 희생되었으며, 군사정권이 계획 중인 총선거를 '위장 선거'라고 규탄하는 시위가 전국 각지에서 이어지고 있다고 전해졌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가 지난 1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쿠데타 발생 후 현재까지 민주화 운동가와 일반 시민을 포함해 총 7천234명이 군부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또한 체포된 인원은 2만9천671명에 달하며, 이 중 2만2천398명이 여전히 구금 상태에 있고, 1만1천78명은 유죄 판결을 받고 복역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7월부터 지난 12일까지의 기간에만 전국적으로 180명의 남성이 희생되었는데, 이 가운데 18세 미만 청소년이 29명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희생자들의 주된 사망 원인은 공중 폭격으로 96명이 숨졌으며, 지역별로는 사가잉 지역에서 36명, 만달레이 지역에서 24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군사정권이 12월부터 2026년 1월 사이에 4차례 실시 예정인 총선거에 대해서는 전국 곳곳에서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군부 선거위원회는 총선 출마 예정이었던 민주주의국민세력당(NDF), 민족민주당(DNP), 여성당, 농민노동자연합당 등 4개 정당을 해산 조치했다.
국민통합정부(NUG)는 "미얀마 국민들의 의지와 현실을 외면한 채 군부가 기획하는 불법적이고 가짜인 선거를 출구 전략처럼 지지하는 국가들이 존재한다"고 비판하며, "군부와의 관계 유지 대신 국민 지지를 받는 NUG와 직접 교류해야만 미얀마 민주화 전환의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카친주 화캉 지역에서는 여러 저항 단체들이 연합해 군부의 가짜 선거를 규탄하는 시위를 개최했으며, 참석자들은 '불법적 가짜 선거 반대', '연방제로 전진'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행진했다. 사가잉주 얀마핀, 슈웨보 등에서도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였으며, 슈웨보에서는 쪼모툰 유엔대사를 지지하는 집회가 열려 "우리의 대사, 미얀마의 목소리"라는 구호가 울려 퍼졌다.
한편 군사정권은 전투기를 동원해 서부 라카인주의 사립 고등학교 2곳을 공습해 18명이 사망하고 21명이 부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희생자 대부분은 기숙사에서 생활하던 17-18세 고등학생들이었으며, 부상자 중 6명은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은 소수민족 무장단체인 아라칸군이 지난해 2월부터 통제하고 있는 구역이다.
한국 거주 미얀마 출신 활동가들과 이주노동자들은 고국의 피란민을 돕기 위한 모금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인천 부평역에서는 쪼모툰 대사 지지 활동과 함께 피란민 돕기 모금 행사가 열렸으며, 김해에서는 피란민 지원을 위한 축구대회가 개최됐다. 대구의 위수따 스님은 "미얀마 현실을 국제사회에 적극 알리는 쪼모툰 유엔대사가 재임명돼야 하며, 미얀마 군부가 물러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