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테판 세주르네 유럽연합 번영·산업전략 수석 부집행위원장이 15일부터 17일까지 일본을 찾아 양국 간 핵심 산업 분야 공급체계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지난해 취임 이후 처음 진행되는 이번 일본 방문에서는 전기차 배터리를 중심으로 한 전략적 제휴 확대가 핵심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세주르네 부집행위원장과 함께 핵심 광물자원, 전기차 배터리, 생명공학기술 등 3개 핵심 영역의 유럽 기업 고위 관계자들도 동반 방문한다. 이들은 일본 측과의 사업 연계 강화 및 실질적 협력 체계 구축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방문 기간 중 양국 산업계는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분야 포괄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을 진행한다. 이 협정에는 배터리 원자재 재활용 기술 협력, 중고 배터리 관련 데이터 교류 촉진, 산업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정보 공유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전시회 개최 등을 통한 기업 간 교류 활성화 방안도 담길 예정이다.
16일에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정상급 회담이 예정되어 있다. 이 자리에서는 배터리 산업을 포함한 전반적인 공급체계 협력 강화 방침이 재확인될 전망이다. 특히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줄이고 경제안보 측면에서 양국 간 상호 보완적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주요 목표로 설정되어 있다.
이번 협력은 지난 7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이시바 총리가 합의한 '경쟁력 동맹' 구상의 첫 번째 구체적 실행 조치로 평가된다. 당시 양측은 경제안보 강화와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희토류 등 전략적 광물자원 공급망 협력을 확대하고, 무역·산업 정책 논의를 위한 장관급 협의체 운영에도 합의했었다.
일본은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나, 2015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 50%에서 2023년 8%로 급락한 상황이다.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약 60%까지 시장 지배력을 확대했다. 중국이 2023년부터 배터리 핵심 소재인 흑연 수출 제한 조치를 시행하면서, 유럽에서는 중국 의존도 심화에 따른 경제안보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 측은 일본과의 협력을 통해 제조 역량 강화와 함께 과도한 가격 경쟁을 지양하고, 고성능·고안전성 배터리가 시장에서 적정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