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18-22세 남성 출국제한 해제 후 해외 이주 10배 급증

2025.09.14
우크라이나 18-22세 남성 출국제한 해제 후 해외 이주 10배 급증

우크라이나가 18-22세 남성들의 해외 여행 제한을 해제한 이후 폴란드로 향하는 젊은 남성들이 폭증하고 있다. 폴란드 공영방송 TVP의 보도에 의하면, 지난달 27일 여행 제한이 철폐된 후 한 주 동안 폴란드 국경을 통과한 우크라이나 청년들이 약 만 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국경 접경지역인 포트카르파치에주와 루블린주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떠난 해당 연령대 남성들은 각각 5,600명과 4,000명에 달했다. 이는 이전 주 대비 각각 12배와 10배 늘어난 수치다. 하르키우 지역 출신인 22세 미하일로 셰브첸코는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제한이 풀리자마자 즉시 열차표를 구매했다"며 "로켓 공격 위험과 군 복무 소집 우려가 있는 현실을 더는 감당할 수 없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또한 직장 상사가 징병 신체검사를 받기 위해 강제로 끌려가는 상황을 직접 보았으며, 그 이후로는 단속을 회피하기 위해 외출을 자제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 2월 러시아와의 전쟁 시작 이후 18세에서 60세 사이 남성들의 특별 승인 없는 해외 출국을 차단해왔다. 군 징집 나이는 기존 27세에서 작년에 25세로 하향 조정되었으며, 25세 이하는 지원 입대가 가능하도록 했다.

그런데 정부는 지난달 젊은이들의 해외 교육 기회 확대를 목적으로 한다며 18-22세 남성들의 자유로운 국경 통과를 허용하는 규정 변경을 단행했다. 하지만 심각한 병력 부족 상황에서 전후 복구를 이유로 잠재적 징집 대상자들의 출국 제한을 갑작스럽게 해제한 것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서방 지원국들은 오히려 우크라이나에 징집 연령을 18세까지 낮출 것을 촉구해온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번 조치가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폴란드 동방연구소의 크시슈토프 니에치포르 연구원은 "2019년 젤렌스키의 대통령 당선 당시 18-30세 청년층이 주요 지지 기반이었다"며 "이들에게 이동 자유를 보장함으로써 향후 선거에서 자신의 정치적 지위를 공고히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청년층 출국 제한 완화와는 대조적으로 전직 외교관들의 해외 이동은 금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드미트로 쿨레바 전 외무부 장관은 최근 이탈리아 언론과의 대담에서 "젤렌스키와 그의 측근들은 우리가 해외에서 정부 방침에 반하는 견해를 표명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폴란드로 이주한 쿨레바 전 장관은 "밤중에 도적처럼 조국을 떠나게 될 줄은 몰랐다"며 국민의 자유로운 해외 이동을 잠재적 첩보 활동으로 의심하는 구소련식 사고가 우크라이나 지도층에 여전히 남아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