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지훈 주유엔대사 정식 부임…구테흐스 총장과 신임장 교환 완료

2025.09.20
차지훈 주유엔대사 정식 부임…구테흐스 총장과 신임장 교환 완료

이재명 행정부의 첫 번째 주유엔 한국대표로 발탁된 차지훈 대사가 현지시각 19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의 면담을 통해 신임장 교환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주유엔 한국대표부가 발표했다.

차 대사는 전날인 18일 미국 뉴욕에 도착한 후 유엔 사무국 예의담당관과의 접견을 거쳐 공식 절차를 밟았다. 이날 오전 유엔 본부에서 진행된 신임장 전달 의식을 통해 그는 한국의 공식 대표로서 각종 국제회의 참석과 주재가 가능해졌다.

한국이 이번 달 유엔 안보리 순회 의장직을 담당하고 있어, 차 대사는 곧바로 의장 권한으로 정식 회담과 비공식 협의를 이끌어나가며 국제외교 무대에 첫 발을 내디딜 것으로 예상된다.

그의 임명 시점은 전 세계 최고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제80차 유엔총회 정상급 회의(9월 23일~29일)가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이뤄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오는 23일 총회 기조발표를 맡아 연단에 오르고, 이튿날인 24일에는 대한민국 최고지도자로서는 사상 최초로 안보리 의장 지위에서 'AI 기술과 세계 평화·안전보장'을 의제로 한 공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차 대사는 사법시험 28회 합격자(사법연수원 18기)로 이 대통령과 동일한 시기에 법조계에 입문했다. 연수원 재학 중에는 이 대통령과 함께 각종 학술 동아리 활동을 펼쳤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63년 출생인 그는 전라남도 순천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거쳐 미국 아메리칸 대학교 대학원에서 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 대통령의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인 2020년 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변호사단에 합류해 무죄 방향의 파기환송 결정을 이끌어낸 경력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외교 분야 실무 경험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지난 15일 임명 공표 이후 외교계 내외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 다자간 외교의 핵심 무대인 유엔에서 각국 대표들과 고도의 협상을 펼쳐야 하는 중책에 외교 전문성이 부족한 인물을 배치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주유엔대사직은 아그레망(사전 접수국 승인) 과정을 거치지 않는 특성이 있다.

외교부 측은 이러한 논란에 대응해 "차 대사는 국제 중재 및 국제 금융 등 글로벌 현안에 대한 전문적 식견을 보유하고 있으며, 조정과 협상 분야에서 풍부한 실무 역량을 갖춘 법무 전문가"라고 해명했다.

외교부는 또한 차 대사가 "복잡한 국제법 이해와 숙련된 협상 능력이 필수적인 환경에서 충분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기대감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