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모의'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사면법 통과에 브라질 전국서 격렬한 반발**

2025.09.22
**쿠데타 모의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사면법 통과에 브라질 전국서 격렬한 반발**

쿠데타 음모 혐의로 27년 3개월 실형을 받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의 사면을 허용하는 법률안이 하원을 통과하자, 21일(현지시간) 브라질 전역에서 대규모 항의 집회가 동시에 벌어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를 중심으로 전국 26개주에서 수십만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민주주의 수호"와 "사면 철회"를 외치며 격렬한 시위를 전개했다. 상파울루 시내에만 4만 2000여 명이 집결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리우데자네이루에서도 비슷한 규모의 인파가 운집했다.

시위대는 "뻔뻔스러운 의회"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내걸고 쿠데타 공모자들의 면죄부를 거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1960년대 군부독재 시절 저항했던 원로 음악가 카에타누 벨로주와 치코 부아르케 등도 집회에 동참해 독재 회귀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소속 자유당은 의회 내 우익 세력을 규합해 2023년 1월 정부청사 습격 사건에 연루된 700여 명의 지지자들을 사면하는 법안을 신속처리 절차로 밀어붙였다. 이 법안이 상원에서도 가결되고 대통령이 서명하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도 형 집행을 면할 수 있게 된다.

하원 의원들은 아울러 현직 국회의원에 대한 기소와 구속 동의안을 비공개 표결로 결정하도록 하는 면책특권 확대 개정안도 함께 통과시켜 시민들의 분노를 더욱 증폭시켰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오늘의 시위는 국민들이 불처벌과 사면을 거부한다는 명확한 의사표시"라며 사면법안이 양원을 통과하더라도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천명했다.

현재 브라질 여론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처벌을 둘러싸고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최근 다타폴랴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50%가 그의 수감을 지지한 반면 43%는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재판을 "정치적 마녀사냥"이라고 비난하며 브라질에 50%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역시 "부당한 판결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압박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 패배 후 룰라 대통령과 알레산드리 지 모라이스 대법관 등을 제거하고 비상계엄을 선포해 권력을 장악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또한 2023년 1월 지지자들을 선동해 연방의회와 대법원, 대통령궁을 동시에 점거하는 폭동을 부추긴 혐의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