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해온 테슬라가 자동차 판매량 감소라는 위기 상황에서 인공지능과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로의 사업 전환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작년 테슬라의 연간 차량 판매량은 179만대로 전년 대비 약 2만대 줄어들며 10년 넘게 이어져온 증가세가 처음 중단됐다.
이러한 자동차 사업 둔화에도 불구하고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회사 기업가치의 약 80%가 옵티머스에서 창출될 것"이라며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AI 중심 기업으로의 변신 의지를 드러냈다.
월스트리트에서도 테슬라의 AI 기술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베어드증권의 벤 칼로 애널리스트는 "물리적 AI 혁신이 다가오고 있다"며 테슬라 투자 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하고 목표 주가를 320달러에서 548달러로 대폭 올렸다. 골드만삭스 역시 목표 주가를 300달러에서 395달러로 상향했다.
특히 로보택시 서비스에서 테슬라는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동일 구간 이용 시 테슬라 로보택시는 마일당 2.82달러로, 구글 웨이모의 15.8달러와 비교해 현저히 저렴한 요금을 제시하고 있다. 삼성증권 임은영 연구원은 "웨이모가 개척한 로보택시 시장을 테슬라가 가격 우위를 바탕으로 빠르게 확장시킬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머스크 CEO가 지난 12일 약 1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것도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는 2020년 이후 5년 7개월 만의 공개 매수로, 자사 사업에 대한 확신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19일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2.21% 오른 426.07달러에 거래되며 시가총액이 1조4170억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의 결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 악화, 웨이모와 아마존 죽스 등 강력한 경쟁업체들의 서비스 확장 등이 향후 변수로 지목된다. 헤지펀드 텔레메트리 창립자 토마스 손튼은 "로봇 산업에 대한 구체적인 시장 분석 없이 현재 시점에서의 가치 평가는 의미가 제한적"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테슬라가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종합 AI 기업으로의 전환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지속적인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