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3일(현지시간) 뉴욕에서 개최되는 제80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며 각국 지도자들과 집중적인 외교 일정을 소화한다고 백악관이 발표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오전 전 세계적으로 되살아나는 미국의 국력과 함께 취임 8개월간 달성한 역사적 업적들을 부각하는 핵심 연설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7건에 이르는 국제 분쟁과 전쟁의 해결을 포함한 괄목할 만한 성취들을 강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빗 대변인은 이어 "대통령은 세계주의적 기구들이 국제 질서에 가한 심각한 손상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세계를 향한 자신만의 분명하고 건설적인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연설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저녁 워싱턴DC를 출발해 뉴욕으로 향하며, 멜라니아 여사도 현지에서 합류할 예정이다. 연설 이후에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그리고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등과 개별 정상회담을 실시한다.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만남에서는 교착상태에 빠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방안이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밀레이 대통령과는 외환보유고 부족 등으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에 대한 미국의 금융 지원 방안을, EU 지도자들과는 대러시아 제재 지속 및 확대 등이 주요 논의사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튀르키예, 파키스탄, 이집트, 아랍에미리트, 요르단 등 중동 및 이슬람권 국가 정상들과의 다자간 회담도 진행된다. 이 자리에서는 팔레스타인 사태를 포함한 중동 지역 안정화 방안과 테러 방지 협력, 에너지 분야 협력 등이 다뤄질 전망이다.
레빗 대변인은 최근 영국, 호주, 캐나다, 포르투갈 등이 팔레스타인을 정식 국가로 인정한 것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현재 가장 시급한 가자지구 인질 해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분쟁 해결과 전쟁 종료에도 기여하지 못한다"며 "솔직히 말해서 대통령은 이것이 하마스에 대한 보상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일 밤 100여 개국 정상들이 참여하는 공식 리셉션에 참석한 후 25일 워싱턴으로 돌아온다. 이 자리에서 이재명 대통령과의 별도 정상회담은 예정되지 않았지만, 간단한 접촉이나 약식 면담 가능성은 배제되지 않고 있다.
한편 이 대통령은 23일 유엔총회에서 민주주의 위기 해결과 한반도 현안 등 국제적 이슈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과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24일에는 안보리 의장국 자격으로 '인공지능과 국제평화안보'를 주제로 한 공개 토론회를 주관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26일에는 롱아일랜드에서 열리는 라이더컵 골프 대회를 관람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