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효고현 다카사고시에 위치한 정육점 '아사히야'의 수제 고로케가 상상을 뛰어넘는 배송 대기시간으로 전 일본의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온라인으로 주문할 경우 2068년 9월 이후에야 받아볼 수 있다는 안내가 나오고 있어, 실질적으로 43년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 놀라운 현상의 배경에는 철저한 품질 관리와 독특한 경영 철학이 자리하고 있다. 1926년 개업한 아사히야는 원래 고베규 판매를 주업으로 삼았던 전통 정육점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 대형마트의 급속한 확산으로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자, 3대째 사업을 이어받은 닛타 시게루 사장은 1999년 인터넷 판매로 활로를 찾기 시작했다.

당초 "고가의 고베규를 온라인으로 누가 구매하겠느냐"는 부정적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웹사이트 개설 이후 전국 각지에서 주문이 쇄도하며 새로운 판매 경로를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닛타 사장은 고베규의 진가를 소비자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제품의 필요성을 느꼈고, 최상급 원재료를 투입한 '고베 비프 고로케 극미' 개발에 나섰다.

이 특별한 고로케는 A5 등급 3세 암소의 고베규 어깨살과 현지 특산품인 '레드 안데스' 감자를 주원료로 한다. 감자는 수확 후 3개월 동안 숙성 과정을 거친 뒤, 증기로 익힌 직후 사람의 손으로 직접 껍질을 제거한다. 기계 가공 시 미세한 껍질 부분까지 손상되어 풍미가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공장 대량생산 방식도 검토했지만 "수작업의 맛을 대체할 수 없다"는 신념 하에 포기했다. 현재까지도 모든 공정을 손으로 진행하며, 일일 생산량을 200개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이러한 철저한 품질 관리 덕분에 소비자들의 재주문율이 90%에 달할 정도로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폭발적인 인기로 주문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현재와 같은 초장기 대기 상황이 발생했다. 닛타 사장은 "원래는 정육 판매가 목적이었는데 오히려 고로케가 더 큰 성과를 안겨주었다"며 "생산 규모를 확대할 계획은 없고, 맛의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아사히야 사례를 두고 "차별화된 품질 전략과 브랜드 스토리가 결합되면 소규모 업체도 독점적 시장 지위를 구축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모범 사례"라고 평가하고 있다. 단순한 부가 상품으로 기획된 고로케가 고베규 브랜드 홍보 효과까지 창출하며 정육점의 핵심 상품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