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비만치료제 멧세라 10조원 규모 인수협상 진행

2025.09.22
화이자, 비만치료제 멧세라 10조원 규모 인수협상 진행

글로벌 제약기업 화이자가 미국 바이오회사 멧세라 인수에 본격 나서면서 비만치료제 시장 진출을 위한 대담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관계자들을 인용해 화이자가 멧세라를 최대 73억달러에 매입하는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22일 현지시간 보도했다.

거래 조건에 따르면 화이자는 멧세라 주식 1주당 47.5달러를 현금 지급하고, 특정 성과 목표 달성 시 추가로 22.5달러를 제공하는 구조로 계약을 진행 중이다. 이는 직전 거래일 멧세라 종가 33.32달러 대비 40% 이상 높은 프리미엄을 적용한 것이다. 소식통들은 마지막 단계에서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이번 주 내 공식 발표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번 인수 시도는 화이자가 독자적으로 개발하던 비만치료제의 연이은 실패와 직결된다. 올해 4월 GLP-1 계열 경구용 비만약 다누글리프론의 임상시험을 중단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또 다른 후보물질 PF-0695422의 개발도 포기했다. 자체 연구개발 대신 완성도 높은 파이프라인을 확보해 수익성이 뛰어난 비만치료제 영역에 참여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멧세라는 현재 GLP-1 계열 월 1회 주사제 MET-097i의 임상 2b상과 장기지속형 아밀린 계열 MET-233i의 임상 1상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들 후보물질은 기존 위고비나 젭바운드에서 나타나는 근육 손실 부작용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주목할 점은 멧세라가 보유한 핵심 기술이 국내 바이오기업 디앤디파마텍에서 도입한 것이라는 사실이다. 두 회사는 2023년과 2024년 걸쳐 총 7억달러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으며, 디앤디파마텍은 경구용 비만치료제 후보 6종에 대한 전 세계 독점 개발권을 제공했다. 화이자의 멧세라 인수가 현실화되면 강력한 자금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상업화 속도가 크게 빨라질 전망이다.

현재 비만치료제 분야는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며 격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화이자로서는 2023년 항암제 개발사 시젠을 430억달러에 매입한 이후 2년 만의 대규모 M&A가 된다. 코로나19 백신 호황기 이후 주가가 절반 이상 하락한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공격적 투자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