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영국 총리에 이민 문제 '군대 동원' 권고

2025.09.18
트럼프 대통령, 영국 총리에 이민 문제 군대 동원 권고

영국을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에게 불법 이주민 대응책으로 군사력 투입을 권유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체커스 총리 별장에서 열린 정상회담 이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소형 선박을 통해 영국에 유입되는 이주민 사태에 대해 "내가 총리에게 이를 중단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전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군대를 활용하든 다른 방법을 사용하든 관계없이 행동해야 한다"며 "방치한다면 국가가 내부적으로 무너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소형 선박으로 영국해협을 횡단해 프랑스에서 영국으로 이동하는 이주민 수는 올해 3만1천여 명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상황이다. 이는 영국 당국이 해결해야 할 심각한 과제로 떠올랐다.

스타머 행정부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회담을 통해 '원 인, 원 아웃' 제도를 도입했다. 이 협정에 따라 불법 이주민을 프랑스로 돌려보내는 대신 동일한 인원에게 영국 내 망명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스타머 총리는 "첫 송환을 실시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지만 "완벽한 해결책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계를 인정했다.

한편 양국은 이번 회담에서 1500억 파운드(약 282조원) 규모의 미국 기업 투자 유치와 함께 '기술 번영 협약'을 체결했다. 블랙스톤은 향후 10년간 1000억 파운드 투자를 약속했고, 프로로지스는 생명과학 및 첨단 제조 부문에 39억 파운드를 투입하기로 했다. 팔란티어와 아멘텀도 각각 15억 파운드와 1억5천만 파운드 투자를 확정했다.

영국 기업들도 미국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GSK는 미국 연구개발 및 생산 시설에 최소 300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스타머 총리는 "총 2500억 파운드가 대서양을 가로지르며 양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군대 동원 조언에 대해 가디언지는 기자회견 중 가장 '부자연스러운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영국 언론들은 전반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3일간의 국빈 방문 동안 우려했던 돌발 발언은 자제했다고 분석했다.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 문제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견해 차이가 있다"는 간단한 언급에 그쳤고, 엡스타인 연루로 논란이 된 맨덜슨 주미 대사 문제도 "그를 알지 못한다"며 회피했다. 두 정상 모두 양국의 특수한 동맹 관계를 재확인하며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 종료 후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마린원 헬기를 이용해 스탠스테드 공항으로 이동한 뒤 에어포스원에 탑승해 귀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