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정부는 영국, 프랑스 등 주요 서방국들이 연쇄적으로 발표한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결정에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결정들에 단호히 동의하지 않는다는 점을 일관되게 천명해왔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특히 이번 움직임이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에게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레빗 대변인은 "대통령은 이같은 조치가 가자지구의 최우선 과제인 인질 해방과 분쟁 종료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지 못한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솔직히 말하면 이는 하마스에 대한 보답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여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행정부는 2023년 10월 이스라엘 민간인을 겨냥한 테러 공격을 자행한 하마스가 무력 사용을 통해서도 외교적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그릇된 메시지를 받을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이는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서방국들의 팔레스타인 승인을 두고 "테러에 막대한 보답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규탄한 논리와 궤를 같이한다.
한편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 1년 연장을 제안한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레빗 대변인은 "대통령은 푸틴의 제안을 숙지하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합리적으로 들린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사안에 대해 직접 견해를 피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보회의에서 "러시아는 2026년 2월 5일 이후에도 뉴스타트 협정의 핵심 수량 제한을 1년간 지속적으로 준수할 용의가 있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러한 조치는 미국이 동일하게 행동하고 현재의 핵 억제력 균형을 훼손하거나 방해하는 행위를 삼가할 때만 지속 가능하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이와 별도로 팔레스타인 측에서는 개혁 의지를 보이며 상황 개선을 약속했다. 마흐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22일 유엔 총회에서 화상을 통해 "휴전 이후 1년 내에 자치정부 개혁과 자유선거를 실행하겠다"며 "하마스 같은 무장조직이 향후 팔레스타인 정부에서 어떠한 지위도 갖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