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압박에 대통령실이 동조하고 있다며 심각한 권력분립 침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특히 대통령이 여당의 사퇴 요구에 공감 의사를 나타냈다면 이는 분명한 탄핵 근거가 된다고 주장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언론과의 만남에서 "대통령이 '대법원장은 물러나야 한다'고 외치는 민주당의 천박한 소리에 원칙적 동조를 보였다면 분명한 탄핵 근거"라고 단언했다. 이는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같은 날 브리핑에서 한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강 대변인은 추미애 국회 법사위원장의 조 대법원장 사퇴 공개 촉구에 관한 질문에 "별도 입장은 없다"면서도 "시대적·국민적 요청이 존재한다면 '임명받은 지위'로서 그 요청의 타당성과 근거에 대해 성찰해봐야 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매우 원칙적으로 동감한다"고 답변한 바 있다.

장 대표는 "사법부 자립성을 위해 재임기간이 보장된 대법원장을 향해 '나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유죄로 판단했으니 사임하라'고 하는 것이 위헌이 아니라면 무엇이 위헌이냐"고 반박했다.

그는 이날 오전 부산에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대통령실은 조 대법원장을 물러나게 하고 이재명 대통령의 선거법 관련 유죄 결정을 번복시키려 할 것"이라며 "동조자들의 판결도 무죄화하기 위해 대법원장 사임을 압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신동욱 최고위원 역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통령이 대법원장 사임을 거론했다면 확실한 위헌이며 분명한 탄핵 근거"라고 밝혔다. 한동훈 전 대표도 개인 계정에 "대통령이 자신의 형사재판을 저지하기 위해 대법원장을 축출하는 것은 중대한 헌법 침해이며 탄핵 근거"라고 기록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행정부마저 입법부의 무모한 시도에 발맞추며 사법부 수반을 겨냥한 것은 권력균형을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위험한 징후"라며 "헌법이 수호해온 권력분립이 무력하게 짓밟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야권의 연이은 비판이 쏟아지자 강 대변인은 추가 브리핑을 개최해 "권력분립 및 선출직에 대한 존중 차원에서 '원칙적 동감'이라고 표현한 것"이라며 "해당 사안(조 대법원장 사임 압박)에 대해 원칙적으로 동감한다는 것은 왜곡이며 오보"라고 해명했다.

장 대표는 언론진과 만나 강 대변인의 추가 설명에 대해 "대변인 브리핑 내용을 검토해보니 제가 특별히 잘못 이해한 부분이 없어 보인다"며 "대통령이 명확한 견해를 표명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추진 중인 내란특별재판부에 대해서도 "핵심은 명백하다"며 "사법부가 독립적으로 결정할 사항을 정치세력이 좌우하겠다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