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2일 개최한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건진법사 관봉권 띠지 유실과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 연루 '연어 술파티' 의혹을 집중 추궁하며 검찰의 조직적 범죄 가능성을 제기했다.
관봉권 띠지 유실 사건은 지난해 12월 서울남부지검이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거주지에서 압수한 현금 1억6500만원 중 관봉권 5000만원의 띠지가 보관 중 사라진 사안이다. 관봉권은 한국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공급하는 밀봉된 화폐로, 띠지에는 검수 날짜 등이 표시돼 자금 출처 추적의 핵심 단서가 된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건진법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을 탁탁 두드리던 인물"이라며 "관봉권이 정권교체 이후인 2022년 5월 13일 발행돼 윤석열과 김건희에게서 온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여러분들이 조직적으로 은폐한 것"이라며 검찰의 의도적 증거 인멸을 의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사건 담당 검사였던 최재현 검사는 증인으로 출석해 "검찰이 관봉권을 고의로 증거 인멸·은폐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최 검사는 "압수계에서 압수물을 대조하는 과정에서 관봉이 풀어져 영치계로 넘어간 것으로 파악한다"며 "관봉권이 훼손된 것은 오로지 제 책임"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된 '연어 술파티 의혹'도 재조명됐다. 이는 사건 수사 검사가 구속 상태였던 이화영 전 부지사에게 연어와 술을 제공하며 이재명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유도했다는 의혹이다. 법무부는 최근 조사를 통해 "종이컵에 소주를 마신 정황을 확인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서 의원이 당시 대북송금사건 수사 검사였던 박상용 법무연수원 교수에게 연어 술파티 여부를 질문하자, 박 교수는 "그런 일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자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법무부가 발표했는데 그 밑에 검사가 뻔뻔하게 거짓을 이야기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박 교수는 "해당 사건은 100억 원이 넘는 뇌물사건이고, 당시 유력 대선 후보가 관련된 사건인데 먹을 것으로 회유된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은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이화영 부지사가 주중에는 접견이 많아 주말 조사를 선호해 그의 스케줄에 맞춰 대질조사를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전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이 '조희대·한덕수 회동설' 관련 유인물을 노트북에 부착한 것을 두고 여야 간 갈등이 벌어지기도 했다. 추미애 위원장이 나경원·송석준·조배숙 의원에게 퇴장을 명령했으나 이들이 불응하자 발언권을 박탈했다. 해당 의원들은 회의 중 기자회견을 열고 추 위원장에 대한 형사고발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16일 관봉권 띠지 분실과 관련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변한 두 수사관을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받아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