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대이란 제재 복구 임박…이란 "IAEA와 협력 전면 중단" 선언

2025.09.22
유엔 대이란 제재 복구 임박…이란 "IAEA와 협력 전면 중단" 선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란 핵개발 관련 제재 해제 연장안을 부결시키면서 대이란 경제제재가 이달 28일부터 자동 발효될 예정인 가운데,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모든 협력을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위원회는 20일 성명을 통해 "외무부가 원자력기구와 긴밀히 협력하며 핵 현안 해결을 위한 구체적 방안까지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국가들의 이 같은 행보로 IAEA와의 모든 협력이 사실상 종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날 안보리에서 제재 해제 유지 결의안이 찬성 4표, 반대 9표, 기권 2표로 부결된 데 따른 강력한 반발 조치다.

2015년 체결된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 이후 잠시 중단됐던 유엔 대이란 제재는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3개국이 지난달 28일 '스냅백' 메커니즘을 가동하면서 복구 수순에 들어갔다. 유럽 3개국은 이란이 지난 6월 이스라엘과 미국의 핵시설 공격 이후 IAEA 검사관들의 현장 접근을 봉쇄하고 고농축 우라늄 저장량 증가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날 방송 담화에서 "그들이 스냅백으로 우리의 길을 차단했지만, 우리의 지혜와 의지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건설할 것"이라며 "그들은 우리를 저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막판 외교적 해법 모색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에 따르면 아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이번 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기간 중 유럽 3개국 외무장관 및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대사는 안보리 표결 직후 "유럽 3개국의 제재 복구 시도는 근거 없는 부당한 조치"라고 비판하면서도 "외교 통로는 여전히 열려있다"고 언급했다. 바버라 우드워드 주유엔 영국대사 역시 "다음 주와 그 이후에도 견해차 해소를 위한 외교적 접촉을 계속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도로시 셰이 주유엔 미국대사 대리는 제재 복구가 이후 외교를 통한 제재 철폐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스냅백 과정 완료 전후를 불문하고 이란과의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시한부 대화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안보리 표결에서 우리나라는 기권표를 행사했다. 외교부는 "이란 핵 현안의 평화적·외교적 해결을 지지하는 입장에서 제반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표결 직전 아락치 장관과의 통화에서 "대화와 협상을 통한 외교적 해결 노력 지속"을 당부한 바 있다.